9월 24일 오후 2시, 충청북도의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었다. 전국 디지털 전환 정국을 맞아 아날로그 순차방송 종료 일정대로 울산광역시에 이은 2번째 방송종료인 셈이다. 하지만 이를 보는 전문가들의 마음은 착찹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성황리에 열린 [긴급진단:미래방송 ‘지상파 방송’ 이제는 길을 찾자] 세미나에서도 역력했다. 당시 세미나에서 발제로 나선 최우정 계명대학교 교수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추진하고 있는 아날로그 순차종료는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한 마디로 코미디”라고 혹평한 바 있다. 즉 대통령령으로 정한 디지털 방송 특별법을 무시하고 방통위 위원들의 독단적인 12월 31일 이전 전국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는 ‘탈 헌법적 태도’라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게다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는 시청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재산권을 침해하는 방통위의 후안무치”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아날로그 순차방송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채널재배치 유예기간을 2013년 10월까지 연기한 만큼 순차종료도 전국 디지털 전환 D-day인 12월 31일 이후로 연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아날로그 순차종료는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며 현재로서는 이러한 순차종료를 저지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당장 시청자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특별법을 무시하고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를 강행한 사실을 믿지 못하고 "TV 광고에 나오는 개그우먼 신보라 씨가 아날로그 순차종료를 말해준 셈"이라며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의 기조는 현재 진행되는 방통위의 디지털 전환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편, 전국 디지털 전환이 100일도 남지 않음에 따라 아날로그 순차종료 외에도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로 인한 직접수신률의 급격한 하락, 여기에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답보와 방송용 필수 자원인 700MHz 대역 주파수의 올바른 활용 등을 놓고 곳곳에서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더 나은 미디어 패러다임을 위한 전국 디지털 전환 사업이 주무부처의 ‘막가파 식 정책 추진’으로 난항에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