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강민정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의 개선을 주문했다.
추 의원은 3월 16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 등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 의원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관리수수료 차등지급을 비롯한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결국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편요금제를 비롯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실효성을 후퇴시키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주장했다.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추 의원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근거해 SK텔레콤 본사 차원에서 가입 요금제에 따른 장려금 차별지급 및 저가요금제 유치율 상한을 설정하는 등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판매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중 8명(82.3%)은 단말기 구입 시 중‧고가요금제를 선택했다. 김 의원은 “개인의 소비 패턴에 맞지 않는 고가의 스마트폰과 고가 요금제로 인한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동통신과 제조업체의 독과점 및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호갱을 양산하는 구조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후 SK텔레콤은 “최근 일부 유통 현장에서 고가요금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실제 고객에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하는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LG유플러스도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끌기 위한 상품 개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KT가 3월부터 요금제에 따라 대리점 관리수수료율을 차등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요금제 상관없이 월 요금의 6.15%를 수수료로 대리점에 지급했지만, 이제는 월 3만원 미만 요금은 4.15%, 3만원 이상∼4만5천원 미만은 6.15%, 4만5천원 이상∼7만원 미만은 7.15%, 7만원 이상은 8.15%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고가요금제를 많이 유치할수록 대리점이 받아가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에 대리점은 당연히 고가요금제 가입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추 의원은 이에 대해 “대리점으로 하여금 저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수익을 줄이고, 고가요금제를 유치하면 이익을 주겠다는 명백한 고가요금제 유도”라며 “이러한 수수료율 차등 지급은 대리점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가계통신비 부담을 심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