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 로드맵이 일부 법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에 대한 방통위의 매각 결정에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은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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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긴급진단:미래방송 ‘지상파 방송’ 이제는 길을 찾자] 세미나에서 계명대학교 최우정 교수는 “헌법은 국민 총합의 의지이며 그런 차원에서 방송은 기술의 발전에 의해 형성되어온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전제한 뒤 “이러한 특수성을 가진 방송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심지어 정부부처라 할지라도 자유 재량권을 가질 수 없다”고 단정했다. 이어 최 교수는 “(특히) 현재 방통위의 주파수 매각 정책은 ‘방송의 존속 및 발전 보장‘이라는 방송의 헌법적인 기능을 무시하고, 헌법적인 정당성을 가지지 않는 국가 공권력의 행사로서의 매각정책이기 때문에 위헌성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현재 방통위가 추진중인 700MHz 대역 상하위 분할할당 자체가 위법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방통위는 작년 겨울, 현재 각종 비리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최시중 씨가 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디지털 전환 이후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를 기습적으로 통신사에 분할 할당한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는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을 위해 해당 주파수는 계속 방송영역에서 활용되어야 하며 무료 보편의 공공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통신사 분할 할당은 전면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게다가 통신사는 위성 DMB 종료 및 군대역 주파수 활용 등으로 확보 가능한 1.8/2.6 GHz도 사실상 확보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 만이라도 방송영역이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의 이러한 주장은 현재 지상파 방송사가 처한 상황을 보더라도 충분히 납득할만 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은 디지털 전환을 맞아 난시청 해소를 위한 노력, 즉 디지털전환100%재단 및 KBS-KT 스카이라이프 공시청 설비 지원 및 방송사 별 수신환경개선 봉사활동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주먹구구식 정책 결정으로 관련 예산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이후 방송용으로 활용되는 228MHz 폭도 해외에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700MHz 대역 주파수가 확보된다고 해도 제대로된 난시청 해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주파수 대역마저도 방통위는 묻지마 식으로 통신사에 전격 분할할당 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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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최 교수의 700MHz 대역 주파수 위헌 발언은 해당 주파수 할당 문제에 있어 하나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실질적이고 냉정한 법리적 측면에서 판단했을때 방통위의 주파수 매각 결정에 허점이 생긴 것이다. 이에 최 교수는 “방통위가 해당 주파수를 경매처분 한다는 것은 방통위 스스로가 700MHz 대역 주파수가 가지고 있는 헌법적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내리는 것이다. 만약 방통위가 700MHz 주파수를 매각한다면 헌법의 명령을 어겼기에 위헌적 소지가 있으며 헌법소원감이다”고 전했다.
이어 최교수는 방통위의 재산권 침해 부분에서도 쓴소리를 했다. 현 정부 초기 공공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방송과 산업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통신을 하나로 묶어 현재의 방통위 체제가 탄생한 것은 ‘잘못된 첫 단추’라는 것을 전제로, “방통위는 방송의 영역을 통신처럼 산업적인 측면에서 이해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침해, 즉 아날로그 수신기가 ‘쓰레기’가 되는 지금의 상황이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국민들에게 큰 은혜를 베푸는 양 지원사업 홍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침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공공의 영역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현재의 방통위는 순차적으로 지원대상을 늘리며 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 예로 최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디지털 전환 지원 홍보 활동을 펼치는 방통위 관계자의 태도를 문제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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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 교수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아날로그 순차종료에 대해서 ‘한 마디로 코메디’라고 혹평했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및 디지털 방송의 시작은 ‘디지털 전환 특별법’이 정하는 12월 31일인데 방통위가 전체회의를 열어 아날로그 순차종료를 결정한 것 자체가 법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이에 최 교수는 “대통령령을 무시한 현재의 아날로그 단계별 종료는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정하고 이를 언론사 홍보자료만 배포해 추진하는 격이다. 다분히 위법하고 자의적인 처분이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150년 전부터 이어오던 법치주의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무시되고 있다. 이건 왠만한 법학자가 모두 같은 답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2부에 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