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CJB청주방송이 대표이사 등 새 이사진을 선임했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밀실인사’, ‘일방인사’, ‘옥상옥 인사’라며 대표이사 불인정 투쟁에 들어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JB청주방송지부(이하 청주방송지부)는 신규식 신임 대표이사의 출근 첫날인 3월 18일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신 대표이사는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신 대표이사는 이두영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1997년 청주방송에 입사해 2015년 보도경영관리본부장으로 임했으며, 2016년 두진건설이 신축한 방서지구 하트리움 아파트 조합장으로 지냈다.
2015년 7월 청주방송에서는 하트리움 아파트에 관한 홍보성 보도가 집중됐다. 현재 하트리움 아파트는 조합장이던 신 대표이사와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 이규진 두진건설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분양사기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청주방송지부는 “신 대표이사가 보도경영관리본부장 시절부터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받은 인물”이라며 이번 선임으로 “청주방송의 신뢰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내부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이사 선임을 올해 초부터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대식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청주방송의 소유-경영 분리를 권고했지만 청주방송 이사회는 이를 무시한 채 밀실인사를 강행했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들이 철저히 무시됐다”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선임됐지만 사실상 이두영 의장의 복심에 불과한 그가 청주방송을 제대로 이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영방송 중 가장 먼저 노동조합을 설립한 자랑스러운 청주방송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대표이사가 취임도 전에 구성원들한테 불신임받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두영 의장과 이사회에 있다”며 “지부와 언론노조는 신임 대표이사의 불인정 투쟁에 돌입하며, 그 첫 싸움으로 출근 저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양병운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은 “언론노조 생활 26년 만에 출근 저지 투쟁한다고 출근하지 않은 사장은 처음 본다”며 “청주방송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장선임과 이사제도 부활을 반대한다는 우리의 합당한 요구가 무시된 만큼 투쟁으로 대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원석 청주방송지부장은 “대표이사의 품위는 구성원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듣고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할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며 “회사는 노조 측에 말도 없이 주주총회 장소를 바꾸는 등 노조에 거짓말만 흘리는 노동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사내 로비에 사장 임명을 불인정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한편, 신 대표이사 출근 저지 투쟁을 무기한으로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