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방안 마련 움직임 본격화
민영 미디어렙이 방송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생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지역방송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 독점을 놓고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방송광고를 독점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지난 5월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공영방송 광고를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대행공사 신설 △복수의 민영 미디어렙 허용 △방송사가 미디어렙 지분의 최대 51%까지 소유가능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문제는 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방송의 공익성과 다양성을 보장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코바코 자산을 방송발전기금으로 전환해 취약매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 같은 부분은 극히 미흡하다.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한 방송사는 광고 영업이 어려워지게 되고, 이는 방송사간 영업 실적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경영 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방송사의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한 지역방송사 간부는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더라도 지역방송용 공영 미디어렙을 따로 설치하거나 아니면 일정 비율의 광고를 할당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며 현 개정안은 ‘여론의 다양성과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 방송사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헌재의 판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전국 19개 지역MBC와 9개 민영방송 노조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4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하용봉 의장(청주방송 노조위원장)은 “지역방송협의회는 민영 미디어렙 도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9월 국회 상정에 대비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문방위 위원들에게 제출할 보안책을 만들고 있다”며 취약 매체들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