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중계망,이대로 둘 것인가?

지상파DMB중계망,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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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스템운용부장 양세주

 

퇴근하는 직장인과 귀가하는 학생들로 북적이는 지하철, 가장 흔한 풍경이 조그마한 휴대폰, ‘손안의 TV’라고 하는 DMB방송을 보고 있는 것이다. DMB방송 중 지상파 DMB는 유럽 디지털라디오방송(DAB, digital audio broadcasting)의 기술표준인 Eureka-147에 비디오 기술을 적용하여 개발된 방식으로 2004년 3월 방송법 개정을 통해 (구)방송위원회가 2003년 2월 수립한 「DMB에 관한 종합계획」을 토대로 하는 DMB방송의 법적 도입 근거를 마련 되었으며 2004년 7월 몇 년을 끌어온 지상파 DTV 전송방식이 정보통신부, 방송위원회, KBS 등 4자가 합의를 통해 지상파DTV방송의 이동수신은 지상파DMB로 결정되었다.

 

 

2005년 KBS를 포함한 수도권 6개 사업자가 방송국 허가를 받아 그해 12월 수도권 지역에서 본방송 개시와 함께 2007년 8월 전국 서비스를 실시하게 되었고 단말기(휴대폰, 차량, USB Type 등) 보급도 지난해 벌써 3천4백만대를 돌파하였다. 이렇듯 외형은 크게 확대 되었지만, 도입당시 정부의 경제파급효과 및 매체 활성화 등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매체 정착에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부재, 광고수익 한계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이로 인한 시설투자 한계 등의 악순환이 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중계망 구축 및 점용료 문제도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상파DMB의 지하철 서비스는 지난 ’06년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당시 수도권 지상파DMB 6개 사업자가 공동출자하여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의 86개 역사에 중계기 103대,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8호선의 145개 역사에 143대 중계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과천, 일산, 분당선 33개 역사에 중계기 48대, 인천지하철 1호선 21개 역사에 중계기 21대 등 총 295개 지하철 역사에 320대의 중계장치를 구축하여 운영 중에 있다.

 

표1) 지상파DMB 지하철중계망 운용현황

구분

역사수

중계기

구분

역사수

중계기

1∼4호선(서울메트로)

96개

108대

과천,일산,분당선(한국철도공사)

33개

48대

5∼8호선(도시철도공사)

145개

143대

1호선(인천지하철공사)

21개

21대

 

DMB 방송사업자들은 지하철 중계망 구축 운용에 따라 해당시설 운영사업자에게 지하철 공간 대가인 점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인천지하철공사와는 협상이 완료되어 매년 시설사용에 대한 점용료 등을 지불하고 있으나 과천, 일산, 분당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는 방송사업자와 점용료 산정에 대한 의견차이가 커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단독으로 원가회계 법인에 용역을 의뢰하여 점용료 산정 기준을 정하고 국유재산법에 따라 시설물이 차지하는 토지가치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의 점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지상파DMB 방송사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이 적용하는 점용료 산정 용역 타당성과 점용료 적용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강력히 지적하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구간 지상파DMB 설치 및 이용에 관한 잠점 협정” 제11조 제1항 제3호는 “양 당사자 공동 부담으로 국가공인의 원가회계법인을 선정, 감독하여 국유재산에 대한 사용료를 산정하고 양측은 그 결과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단독으로 원가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하여 점용료을 산정하였고 점용료 적용 방식에 있어서도 실제 점유 공간에 대한 적용하는 3차원 방식이 아닌 2차원의 평면 점유 면적 산정을 적용함에 따라 방송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관련 방송사업자들은 정부관련기관과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 점용료 산정 용역을 발주하여 합리적인 점용료 산정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하였다.

이에 수도권 지상파DMB방송 사업자 협의체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서는 2010년 11월에 정부관련기관에 중재를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중재안 마련에 나섰으나 현재까지 양측이 만족하는 중재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측에서 2011년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강용석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처리시까지 협상 유보를 제안하였으나 법률 개정에 대한 일정 불투명과 법률이 개정되더라도 소급적용이 어려운 실정임으로 감안할 때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점용료 문제는 자칫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 주요내용

 

「도로법」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도로, 「도시철도법」 제3조제3호에 따른 도시철도시설 및 「철도건설법」 제2조제6호에 따른 철도시설 관리주체의 장이 터널 또는 지하공간 등 방송수신 장애지역에 제40조 제1항에 따른 재난방송 및「민방위기본법」 제33조에 따른 민방위 경보의 원활한 수신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방송통신설비를 설치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려는 것임

 

현재, DMB방송사업자들은 지상파DMB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업자 공동으로 DMB서비스에 대한 방송수신 품질 향상, 지역 방송망 확장 등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 9호선을 포함한 수도권 36개 역사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하철 중계망 미 구축 구간에 대한 DMB서비스를 위해서는 총 207개 역사에 약 220Km의 누설 동축 케이블 포설 등 약 2백50억원의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지만 출범이후 지속된 수익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 상태 악화로 더 이상의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상황은 비지상파 계열 사업자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형편이다.

 

2010년 방송매체 이용형태 조사에서 지상파DMB를 주로 이용하는 장소로 이동중인 교통수단이 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는 이 교통수단에 점용료문제와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시설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은 사업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득 될 것이 없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화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이 지상파DMB방송을 살리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관련기관은 지금보다 더욱더 적극적으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지하철중계망 점용료 협상난항으로 수도권 지하철서 DMB시청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 점용료 협상타결을 유도하여야 한다.

 

또한 지상파DMB방송사업자들의 경영여건을 개선해 주고 나아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광고제도의 개선, 광고 이외의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부가서비스에 개발지원, 개통비 신설을 통한 부분유료화, 그리고 지상파DMB를 재난방송 의무전송매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터널이나 지하공간 등의 DMB음영지역 해소(공동중계망 구축)를 시설사업자가 담당하게 하는 등의 법적 제도적 지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