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제대로 된 심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

학계 “제대로 된 심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 지향적·타당한 정책 방향과 심사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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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제대로 된 심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3월 2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기업의 M&A 심사와 공적 가치, 방송 정책의 새로운 경로 형성’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심영섭 한국외대 외래교수는 “정책 당사자는 어떤 정책을 펼치고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심사 기준조차 명확히 말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목표와 정책이 무엇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심 교수는 “지금 당장 주어진 조건에만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 변화를 예측한 정책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통합방송법이 계류 중으로, 현행 방송법만이 아니라 미래의 정책인 통합방송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미래부는 M&A 심사와 관련한 정보 공개 청구를 거부하면서 밀실 심사 논란에 휩싸였다. 심 교수는 미래부의 이러한 태도가 졸속적이고 단기적인 처방을 나을 것을 우려하며 “(M&A에 대한) 찬성·반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형태의 정책 결정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미정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은 “미래부가 드디어 이번 건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보고 충격을 받은 심사 기준이 하나 있다”며 미래부가 제시한 공익성 심사 기준의 하나인 ‘국가 안보 등을 위한 통신 자료 제공 및 통신 제한 조치 협조’를 언급했다.

정 부소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공익성과 정부가 생각하는 공익성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이러한 기준이 제시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이 기준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과 같은 맥락으로, 국가 보안과 인권 보호를 두고 찬반 여론이 거세게 충돌했던 만큼 심사 기준으로 제시된 것에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결국 학계에서 요구하는 것은 미디어 산업 전반에 대한 타당한 정책 방향과 그에 걸맞은 심사 기준이다. 윤성옥 경기대 교수는 “이번 건을 개별 상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 결정”이라며 이번 M&A 건만이 아니라 미디어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