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심의‧의결 기구인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가 8월 17일 발족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는 오늘 오전 11시 스탠포드호텔서울 스탠포드홀에서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제1회 인증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는 지상파 UHD 방송에 적용되는 콘텐츠 보호 기능의 확대, 문제 발생 시 해결 방안 모색을 비롯해 인증센터 운영과 관련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시작한다는 결정이 내려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불법 콘텐츠 유통이 양질의 콘텐츠 재생산 구조를 파괴해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한류 확산에도 장애가 돼 국가적 피해로 이어진다”며 “시청자의 볼 권리와 관련 산업의 보호를 위해 콘텐츠 보호 기술을 장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지난해 6월 ‘지상파 UHD TV 방송 송수신 정합’ 기술을 표준으로 채택하면서 콘텐츠 보호 기술을 포함시켰다. UHD 콘텐츠 보호 기술은 △TV가 수신하는 방송 신호를 암호화하는 기술 △저장된 콘텐츠를 관리하는 디지털저작권보호(DRM) 기술 △저장된 콘텐츠 추적을 위한 워터마크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기술 도입이 확정되자 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는 제3의 인증기관인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인증센터는 콘텐츠 보호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인 디지캡, 그리고 오늘 발족한 인증위원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인증센터는 위탁 계약을 맺은 디지캡으로부터 콘텐츠 보호 관련 기술을 지원받아 시험 인증, 인증서 발급 등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한다. 인증위원회는 일종의 상위 기관으로 콘텐츠 보호 관련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등 인증센터의 모든 운영을 총괄한다.
인증위원회는 정화섭 KBS UHD추진단장, 이성근 MBC 제작기술국장, 류기형 SBS 기술국장, 김영태 RAPA 인증센터장,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매비우스) 사무국장, 정석철 한국저작권보호원 국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7인 위원 간 호선(互選)을 통해 정화섭 KBS UHD추진단장으로 결정됐다.
정 위원장은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기술이 도입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콘텐츠 보호 기술 도입 자체가 불법으로 얼룩져 있는 콘텐츠 유통 시장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 선임 이후 진행된 첫 회의에서는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 운영 규정과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 위기 대응 매뉴얼이 의결됐다.
이날 인증위원회는 ‘위기 대응 매뉴얼’에 집중했다. 김영태 인증센터장은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보호와 관련해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며 문제 발생 시 대응 절차 및 조치 사항이 담긴 설명서를 보고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TV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①가전사 AS센터를 통해 문제 상황을 접수한 뒤 ②가전사와 인증센터에서 문제 원인을 분석하고 ③CP 기능상 문제로 다수의 모델에서 발견될 경우 모든 방송사 스크램블 기능 해제(클리어 신호 송출) ④인증센터에서 대처 방안 협의 ⑤인증위원회 보고 ⑥CP 업데이트 실시 등의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
고민수 위원은 “매뉴얼을 보면 ‘클리어 신호 송출’이라고만 돼 있는데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나와 있지 않고, 클리어 신호 송출 외의 다른 예비 방안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석철 위원도 클리어 신호를 송출해서 보호 기술이 풀렸을 경우 콘텐츠 누출이 이뤄질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 대한 프로세스가 없다”며 “위급 상황에 대한 부분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영태 인증센터장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고 있는 만큼 어떤 문제가 어떻게 발생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는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가 불법 저장된 건이 발생하지 않아 이 부분을 생각지 못했는데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한 추가 방안을 마련해 다음 인증위원회에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정화섭 위원장은 “첫 회의였음에도 효율적인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다”며 “인증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 해서, 콘텐츠 보호 체계가 잘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