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아이티 대지진을 시작으로 칠레, 러시아, 중국 등의 참사가 꼬리를 물고 있다. 태풍 ‘덴무’로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상파 DMB를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경보시스템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상파 DMB는 방송과 통신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어 입체적인 재난정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TV나 라디오를 통한 재난 방송은 야외 활동이나 정전 중에는 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지상파 DMB는 유선 방송의 한계를 보완하고 동시에 방송의 신뢰도를 갖춘 뉴미디어로써 재난방송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지상파 DMB를 통한 재난 방송은 재난재해 주관방송사인 KBS를 통해 실시되고 있다. KBS는 지난 2일부터 소방방재청과 협약을 맺고 KBS DMB방송 채널을 통해 모바일 재난경보 데이터방송을 시작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재난 발령시 실시간으로 전용회선을 통해 KBS에 이를 전달하고, KBS는 자체 개발한 무인 자동송출 시스템에 따라 지연 없이 방송을 하게 된다.
재난경보 데이터방송은 재난발령 지역과 위험도, 재난코드 등의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면 수신기가 적절하게 재난정보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자막이나 음성, 알림, 진동과 같은 여러 형태로 재난을 알리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방송사 관계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음영지역 해소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지상파 DMB의 재난 경보 기술기준안을 반영해 무선설비규칙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내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번 개정안에는 재난 예보와 경보를 알려주는 지상파 DMB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신호 체계 기준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