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 사회적 공감대 형성 ...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 사회적 공감대 형성
“종편 여론전에 정부 정책 휘둘려”…“방송 정책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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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광고 세미나[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공익성, 공영방송, 공적 책무의 개념부터 방송법까지 심도 깊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6월 1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열린 ‘방송 정책과 중간 광고, 분절과 접합에 대한 평가와 모색’ 세미나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은 “중간 광고에 대한 논의 자체는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 반대 측에 섰던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의 입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며 “이제는 중간광고 허용 여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공익성 및 공정성, 공영방송의 범주와 역할 등 방송법 전반을 다시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간 광고는 TV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로 지상파를 제외한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에는 허용되고 있다. 45~60분 프로그램은 1회, 60~90분 프로그램은 2회, 90~120분 프로그램은 3회 이내로 최장 1분간 가능하다.

이수범 인천대 교수는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지상파 광고총량제와 중간 광고에 대한 논의는 20년 전부터 이뤄졌는데 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이 많이 달라졌다”며 “학계에서도 허용해줘야 한다는 입장이고, 과거에 반대했던 시민사회단체도 이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이런 세미나나 토론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는 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조중동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디어 산업이 치열한 경쟁 체제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지상파가 중간 광고 허용을 요청하고 있어 상당히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상파뿐 아니라 한국광고학회 등 관련 학계에서도 지상파에 대한 중간 광고 허용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한 광고계 주요 단체들도 정부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지상파의 중간 광고 허용을 직접적‧명시적으로 건의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은 여론전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눈치보기로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에 선을 긋고 있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이 같은 정부의 태도를 두고 “원칙이 없는 상황에서 방송 정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여론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방송 정책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 역시 이에 공감을 표하며 현재의 방송법을 ‘누더기 옷’에 비유했다. 유 교수는 “아이가 자라면 새 옷을 사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어릴 적 사준 옷 위에 자랄 때마다 모자란 팔과 다리를 덧붙이면 그 옷은 누더기 옷이 된다”며 방송법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1990년대 방송 발전과 함께 만들어진 방송법이 현재 방송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현재 방송법을 보면 공영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며 “방송을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으로 나누고 각자의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하는 방송법 전반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산업의 성장에 맞춰 정책도 변해야 하는 만큼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맞춰 지상파 중간 광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상현 광운대 교수는 “MBC에 종편 4사와 다른 공적 책무를 요구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공영방송에 대한 논의와 함께 공익성과 공정성 그리고 공적 책무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비대칭 규제를 적용하려면 그에 대한 정당한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의 책무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