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대체할 수 없어”…“콘텐츠 재투자 선순환 구조 필요” ...

“지상파 대체할 수 없어”…“콘텐츠 재투자 선순환 구조 필요”
한국방송학회 ‘K-콘텐츠 생태계 지속을 위한 지상파의 역할과 전망’ 특별 세미나 개최

486
제공: 한국방송협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내 방송 산업에서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방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방송학회가 6월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K-콘텐츠 생태계 지속을 위한 지상파의 역할과 전망’ 특별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국내 방송 미디어 콘텐츠 제작–재투자 선순환 생태계 조성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규제 개선 △콘텐츠 글로벌 유통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진흥 △지속가능한 지역방송 정책 및 라디오 정책 개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2023년 전체 방송 사업자 프로그램 제작비 중 지상파방송은 약 50.2%의 비율을 차지하고 방송사업매출 대비 제작비 비율 또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지상파 매출이 가져오는 제작 생태계 시장의 긍정적 순환효과는 여전히 크게 나타나고 있고, 특히 교양, 다큐 등 비드라마 영역에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최근 글로벌 OTT와 협업해온 제작사들의 영업 손실 현황과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 현상을 언급한 뒤 “국내 콘텐츠의 고유한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 시장 규모 유지를 위해 지상파방송의 역할과 재원 구조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상파방송의 시장 가치를 부정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되면 오히려 지상파방송의 품질 저하로 지상파 방송의 공공재적 가치 하락이 발생한다”며 “과거 유료방송과의 지상파 재송신 소송에서 법원이 인정한 방송의 공공성이란 방송 콘텐츠의 품질에 대한 고려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우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지상파방송이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콘텐츠 제작을 위한 충분한 수익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지상파 재송신 협상과정에 국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로 자칫 시장 자체를 망가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진아 공주대 교수는 “지상파방송이 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공론장, 지역성, 다양성 등 중요한 공적 책무들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도적, 사회적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라 말했다. 배 교수는 “광고, 편성 등 분야의 규제 완화와 함께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얻고 있는 큰 수익이 콘텐츠에 적극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동 인하대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방송 시장에서 수익만 추구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에 적극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현 시장 상황에서 지상파만의 역량으로는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경수 아주대 교수는 “지상파방송의 중요한 강점인 사실 기반의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이 영화, 드라마 등 픽션 한류 상품의 원천소스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실 간과해선 안 된다”며 “교양, 시사, 다큐멘터리 분야가 약화되지 않도록 국가 전략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