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의 위기와 케이블TV의 약진

지상파의 위기와 케이블TV의 약진

977

/SBS방송기술인협회장  정보통신기술사     

 

지난호에서 지상파방송은 과거 독점적 위치에서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번호에서는 지상파방송의 가장 강력한 경쟁매체로 성장하고있는 케이블방송의 약진에 대해 알아본다.

 

[케이블TV의 도약]

케이블TV 1995년에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그동안 유선방송이란 이름으로 이미 지역에 따라 틈새 서비스사업자들이 난립하고 있었지만 훗날 점차 종합유선방송 즉 케이블TV방송에 통합되었다. 한 때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하여 거대자본에 의한 종합편성P.P까지도 있었으나 제대로 망이 깔리지 않은 상태에서 초창기 P.P S.O들은 몰락과 회생을 반복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거쳐왔다. 당시 종합편성이 허용되었던 현대방송을 비롯하여  몇 몇 대규모 P.P들이 아예 역사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다가 케이블방송을 살리자는 케이블TV 육성계획 필요의 목소리와 더불어 그때까지 허용되지 않았던 지상파방송계열의 P.P사업이 허가가 이루어졌다. 이때부터 드라마, 스포츠, 게임, 골프 등의 지상파계열P.P들이 케이블TV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면서 케이블방송은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였다. 그동안 케이블TV의 망 확장사업과 서비스 개선에 의해 지상파 직접수신가구는 현격하게 줄어든 반면에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케이블을 통한 지상파 재전송 서비스로 지상파방송을 보는 시청형태의 변화를 가져왔다.

 

[케이블TV 가입자 증가]

200531일 방송위 발표자료를 통해 2003년과 2004년 전국 대상가구(17391932) 대비 가입자수(단자수)에 의한 가입률을 보면 케이블TV 2003 (65.6%)에서 2004년말에는 (73.4%) 14.2% 증가하였고, 위성방송은 (7.0%)에서 (9.5%) 2.5% 증가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역으로 계산해 보면 순수 지상파 직접수신TV 1년사이에 (27.4%)에서 (17.1%) 10.3% 감소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지역별 가입자비율(가입자수(단자수)/대상가구수)은 서울의 경우 (70.5%)이고, 광주는 (97.9%), 부산(93.7%), 경기(75.1%), 대전(75.1%)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 부산의 90%가 넘는 케이블TV 가입자비율은 지상파 전파의 존재를 크게 위협하고 있음을 인식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케이블방송과 HFC망 주파수 활용대역]

케이블TV의 약진은 가입자 수의 증가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기술에 있어서도 이제는 지상파방송을 능가하기 시작한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이 올해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CJ케이블넷을 시작으로 드림씨티방송, 강남케이블TV, HCN, 제주케이블TV 등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확보한 디지털케이블가입자는 24400 가구로 나타났다. 디지털케이블방송에서는 케이블의 최대장점인 양방향성 데이터방송 서비스도 실시중이다. 게다가 인터넷 서비스도 하고 있으며, VoIP서비스에 의한 전화서비스도 할 수 있다. VoD사업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서비스이다. 케이블TV IPTV와 같이 양방향성 방송서비스가 자유로운 매체에서는  VoD 서비스가 미래형 주력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 HFC광동축혼합망 주파수 활용대역을 보면 42MHz까지는 상향대역으로 사용하고, 552MHz까지 아나로그방송대역으로 할당되어있다. 지상파HDTV 552~582MHz 대역에서 ATSC방식으로 재전송되고 있다. 케이블의 디지털방송대역은 그 후단 582~870MHz까지 사용하며 데이터방송과 인터넷도 포함되어있다. 아나로그방송대역에서 약 83개의 아나로그프로그램을 전송하고, 디지털대역에서 약 212~318개의 디지털프로그램을 전송할 수 있다. 현재는 디지털대역에서 64QAM방식을 사용함으로서 6MHz당 약 27Mbps전송을 할 수 있으므로 4Mbps로 압축된 SD방송을 6~7개 보낼 수 있다. 앞으로 전송선로가 더 양호해지면 64QAM 대신 256QAM 변조를 사용하여 6MHz 당 약 38Mbps를 전송하게 되어 더 많은 채널들을 전송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각 가정에 광케이블이 직접 연결되는 FTTH(Fiber To The Home) 시대가 오면 사용가능대역은 더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케이블사업자들은 HFC(광동축혼합망)으로도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HFC망에 비중을 두고 있다. 디지털화케이블이 보급되면 아나로그 대역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3GHz까지도 대역폭 확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데이터방송 전송방식]

디지털케이블방송의 데이터방송은 OCAP방식이 사용된다. 그동안 지상파DTV의 데이터방송 규격이 디지털케이블방송과 호환성에 문제점이 있어 결국 지상파방송의 데이터방송 규격을 DASE방식에서 DCAP으로 전환을 시도하였고, 지금은 ACAP방식으로 또다시 전환하면서 케이블TV OCAP방식과 호환성을 맞추어가고 있다. 결국 지상파 데이터방송은 규격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직도 제대로 서비스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위성방송은 이미 MHP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디지털케이블방송에서도 OCAP방식으로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케이블방송에서는 지상파DTV ATSC방식에서 64QAM으로 변조를 바꾸어 전송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64QAM으로 변조를 바꾸어 전송하면 전송밴드대역의 절약과 데이터방송 OCAP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사들은 저작권 문제와 방송법을 이유로 케이블에서 지상파방송전송방식 그대로 전송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공동연구단체 KLabs의 활동]

미국의 케이블방송사들은 공동연구기관으로 Cable Labs를 갖추고 케이블TV의 기술요건과 정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정부와 관련기관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케이블방송사들의 공동연구단체인 KLabs을 통해 같은 일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4일 한국케이블기술인연합회가 방송위원회 산하 사단법인을 신청하였다. 케이블기술인연합회는 전국 119개 케이블TV방송사(SO)의 방송 헤드엔드 및 네트워크 부문 엔지니어들이 모여 지난 3월 출범한 단체로서 케이블TV기술사 자격증 제도 신설과 체계적인 기술 교육 및 방통융합에 따른 기술기준이나 표준안 제정시 업계 의견 제안 등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케이블BcN 사업 허가 획득도 KLabs와 케이블방송 BcN컨소시엄에서 꾸준히 정부를 설득한 결과로 설명된다.

 

[케이블BcN 컴소시엄]

케이블TV방송사업자들은 서로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올해 3월에 정부로부터 광대역 통합망 BcN 사업자로 허가를 받아냈다. 1013일에는 케이블TV방송 사업자 중심의 케이블BcN컨소시엄이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1층에 BcN 서비스 홍보관을 개관하였다. 이 홍보관에서는 방송과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를 결합한 TPS(Triple Play Service)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닥시스3.0 기술을 이용한 100Mbps이상의 인터넷속도 구현이 미래의 케이블TV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닥시스3.0 등의 표준을 이용하여 케이블방송망에서 200Mbps의 인터넷 통신도 구현된다면 방.통융합 양방향서비스에서 커다란 변혁을 가져오게 된다.

올해들어 BcN사업자들의 시범서비스 개통이 줄을 잇고 있는데, 올해 77일 데이콤컨소시엄(광개토) BcN공개시범을 시작으로 지난달 SK텔레콤 컨소시엄(유비넷)에 이어 106 KT컨소시엄(옥타브)이 첨단 광대역통합망(BcN) 시범서비스를 개통했다. 여기에 케이블BcN사업자도 시범서비스 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 BcN 컨소시엄이 모두 시범사업에 성공하면서 내년부터는 차세대 광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통신·방송·유무선 통합 서비스 시대가 본격 개막될 전망이다.

 

[공존과 경쟁]

케이블TV의 약진이 오늘날 강력한 방송 매체로 성장하게 되었지만, 공동주택의 공청안테나 인입을 끊고 케이블TV 신호를 넣는 등 공청안테나 시스템을 훼손해가면서 가입자를 늘리는 행위가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케이블방송에서는 위성방송의 MATV(Master Antenna TV)진입은 철저히 막아왔다. 그러면서 지상파방송용 MATV 시스템은 마구 훼손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공정한 경쟁과 공존을 위하고, 시청자의 시청권리를 위해서도 더 이상의 불법은 없어야 하고 그동안 훼손된 시설도 복구시켜야 한다. 

지상파방송도 주어진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시청자를 위한 시청환경 개선과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정부의 정책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대응할 수 있는 공동연구기관이 필요하며, 방송과 통신 융합시대에 지상파방송의 주도적 역할과 방송선진국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공동의 교육기관 설립이 요구된다.

다음호에서는 새로운 경쟁자 IPTV에 대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