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지상파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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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미래를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가?

편집주간/SBS기술팀 부장 박 성 규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방송법과 미디어법 상정 과정에서 온 나라가 어수선하던 지난해  12월 8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방송주파수 Ch52번 이후의 700MHz 주파수대역에 대해 통신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한민국 주파수 분배표 고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니까 신문의 방송겸영과 대기업 지상파방송 지분허용을 비롯하여 방송가의 구조개편 논의 등 각종 방송과 미디어 관련법의 국회통과 문제로 시끄러울 때 이미 지상파 방송의 물리적 경계선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나 비롯 700MHz대역(Ch52~69 : 698~806MHz) 주파수가 통신도 사용 가능하게 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방송용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다. 그 동안 방송영역으로 사용해 오던 대역을 방송. 통신. 인터넷 등 겸용대역으로 사용하려는 정부의 의도로 선의의 해석을 하고 싶다. 누가 얼마나 국가와 사회를 위해 주파수 활용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따라 주파수의 주인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방송도 미래를 위해 700MHz대역에 대해 활용 설계만 잘 한다면 방송용으로 되찾아 올 수도 있다. 차세대 방송을 위하고 시청자를 위해 더 나은 방송의 미래를 설계하고 통신과 인터넷보다 더 앞선 생각으로 미래에도 방송의 영역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700MHz대역 대부분이 이미 경매에 의해 통신과 인터넷회사로 넘어갔으며. 방송사가 경매로 다시 주파수를 확보한 사례는 없다.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재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2008년 1웗부터 3월18일까지의 주파수경매를 통해 총191.2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경매수익을 올렸다. 그 결과 700MHz 대역 중 B블록은 AT&T에게 낙찰되었고, Verizon Wireless는 C블록 대부분과 A블록 및 B블록 일부를 할애 받았다. 그 외에도 Frontier Wireless는 E블록을 할당 받았으며, Ch55번은 MediaFLO를 준비해온 컬컴이 일찍부터 독점하여 휴대폰을 이용한 이동수신방송을 일찍부터 시작하였고, Aloha 역시 Ch54, Ch59를 할당 받음으로써 700MHz 대부분이 통신과 인터넷회사가 차지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철저히 자본과 기업의 규모에 의해 배분되었으며 지상파방송사에게 재 할애되지는 않았다.
지상파방송은 말 그대로 지상송.중계소를 통한 전파를 이용한 방송서비스를 그 목적으로 한다. 지상파 프로그램이 케이블에 재전송되고 IPTV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해서 그 목적을 다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무료보편적 서비스라는 더 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은 본연의 방법대로 난시청해소에 힘을 써야 하며, 더 나아가 가정 내 실내수신과 이동수신도 가능한 그야말로 언제 어디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과거 지상파방송은 난시청지역 해소를 케이블TV에 의지한 부분도 있었으며, 난시청지역이 아니더라도 안테나수신에 의한 아날로그신호의 고스트를 해결할 수 없어 시청자들 스스로가 깨끗한 화면을 찾아 케이블TV로 옮겨가는 것을 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도 이제는 양방향서비스와 방.통융합이라는 명분으로 IPTV에 양방향성을 의존하려고 하고 있다. 향후에도 계속 케이블TV와 IPTV 그리고 위성TV 등 유료매체에 의존하다 보면 결국 지상파방송은 PP(Program Provider)로 전락하고 말 것이며, 방송용주파수는 어느새 통신과 인터넷에 의한 멀티미디어채널로 변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경매된 700MHz 대역의 주인이 미국 DTV전환이 완료되는 올해 2009년 6월이면 바뀌게 된다. 이미 경매로 주파수를 확보한 AT&T, Verizon, 퀄컴, Frontier 등 통신과 인터넷회사들이 어떤 기술과 어떤 콘텐츠로 방송을 위협할 것인지 잘 지켜봐야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아직 경매로 주파수를 확보하지 않은 Google 등 후발주자들의 새로운 기술에 의한 추월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방통위에서는 주파수경매는 아직 생각도 안하고 있다고 하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공공연히 토론회나 공청회에서 국내 주파수경매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DTV전환 자금도 회수된 주파수의 경매수익금으로 지원될 것이라고 하지만 경매자금이 회수되는 때는 DTV전환이 끝난 시점으로 전환과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일시적인 자금의 도움보다는 지상파방송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전파자원의 확보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더 중요하다. DTV전송방식 결정 때 방송사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LG, 삼성의 광고 후원과 프로그램 제작 협찬 효과도 그때 뿐이었다. 예방주사의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다. 근본적인 강인한 체력과 터전이 중요한 것이다. 전송방식 결정 이후 가전사가 방송사에 도움을 주고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교훈 삼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오로지 기술 경쟁력으로 통신과 인터넷 기술보다 앞서고 무료보편적 서비스로 시청자의 사랑을 꾸준히 차지하는 수 밖에는 없다. 지상파방송 본연의 자산인 전파를 이용한 전송기술과 서비스기술 개발과 확산에 더욱 노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