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S(Dish Convergence Solution) 논쟁이 지상파 방송사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있다. 지금까지 DCS 논쟁에 있어 케이블과 KT스카이라이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동안 말을 아끼며 사태를 관망하던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제공자의 입장에서 사실상 DCS 중단 요구에 무게를 두고있다.
11일 MBC와 SBS는 DCS가 당초 KT스카이라이프와 맺은 재송신 계약에서 벗어난다는 해석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사는 ‘위성방송은 각 가정에 설치된 위성안테나를 거쳐 셋톱박스를 통해 TV를 볼 수 있는 방송으로 정의돼 있다’고 설명하며 ‘DCS는 이런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실상 DCS 불가 방침을 내린 것이다. 물론 여기서 양 사는 불법 및 탈법 논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일정정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DCS에 대해 재송신 계약상의 이유로 ‘불가’ 의견을 밝힌것은 조금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사실상 DCS 논쟁이 유료방송매체간 벌어진 ‘파이’다툼의 성격인데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재송신 중단 및 의무재송신 확대 유무로 지상파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케이블 방송사에 ‘서비스 방식’이 걸린 DCS 논쟁에서 손을 들어주는 것은 말 그대로 예상밖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부분들로 인해 DCS 논쟁에 있어 지상파 방송사가 KT 스카이라이프에 불리한 의견을 전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콘텐츠 제공자로서 케이블 방송사와 지상파 재송신 중단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단순한 ‘생산자’의 입장에서 DCS가 지상파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가 ‘접시없는 IPTV’로 불리는 DCS에 대해 실질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부분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상파의 DCS 반대 입장은 어느정도 이론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C와 SBS는 이번주와 다음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의견서를 KT스카이라이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같은날, KT스카이라이프는 DCS 호재로 인한 가입자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서 큰폭의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