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고화질(HD) 방송 재개를 위해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 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발표를 전격 부인하고 나섰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하 MSO)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방송 간 합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 3사는 “12월 2일 시정명령 사전조치로 지상파와 케이블 측 사장단 청문이 있었지만 케이블 측과 눈짓 한 번 나눌 기회도 없었고, 심지어 지상파 사장들도 따로 따로 취조하듯 청문해 지상파 사장들조차 서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합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방통위가 존재하지도 않는 합의를 만들어 발표하고 케이블 측이 뒤늦게 이를 환영하며 원하던 협상 조건을 세세히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방통위와 케이블이 서로 합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상파와 케이블간 합의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앞서 지난 2일 지상파 방송 3사와 MSO 대표들이 새로운 협상 창구를 개설함과 동시에 지상파 HD 방송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방통위는 5일 정오를 기해 케이블과 지상파측에 ‘시정명령’을 내렸으며 시정명령을 받으면 양측 방송사업자는 서로를 비방하는 자막고지를 못하게 된다. 또 케이블TV 업체들은 HD방송을 재송출하고 지상파 3사는 시청자들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신환경 개선 방안을 3일내로 마련해 방통위에 제출해야 하지만 케이블 방송사들이 향후 협의가 결렬되면 아날로그 방송까지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