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DMB ‘진퇴양난’에 빠지다
시청자들 불만 폭발 … 사업자들 사업 중단 고려
지상파DMB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무료보편서비스’를 내세운 지상파DMB의 실질적인 전국화가 늦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해 ‘난시청지역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DMB 사업자들은 사업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광고매출만으로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장밋빛 전망으로 시작한 지상파DMB 광고수익은 당초 예상을 크게 비껴갔다. 이봉재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사무국장은 “지상파 방송은 각 사별로 200억 원 넘게 DMB에 투자했지만 투자비용 회수는 고사하고 월 5억원 안팎의 기본 운영비에도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비지상파계열 사업자의 광고매출은 월 6천만원 내외에 머물고 있어 이대로 가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상파DMB 6개 방송사는 공동으로 지하철 중계망을 구축하고, 매년 시설점용료?유지보수비?전력비 등을 지하철 기관에 지불하고 있다.
이에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 수익모델을 벗어난 별도의 수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DMB 관계자는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뉴미디어로 명명된 매체들은 유료모델로 탄생했다. 지상파DMB는 뉴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지상파DMB에서 제안하는 최소한의 유료화인 ‘개통비’가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전기?수돗물과 같은 공적 서비스로서 최소한의 부담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DMB방송사업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와 제조사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도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비스 제공-소비자 만족-소비자 증가-운영재원 조달-서비스 개선’으로 순환되는 성장 사이클을 만들어내야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성공적인 모방일 방통융합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 때 해외시장에서도 우위의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
DMB방송의 경영악화는 이동성 확보에 필연적으로 소요되는 대규모의 투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무료보편적서비스로 규정한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은 DMB 활성화 대책 마련을 잠정 유보키로 했다. ‘무료보편적서비스’로 시작한 지상파DMB의 부분적 유료화에 정책당국이 부담을 갖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책당국의 잘못된 전망으로 피해를 본 시청자와 사업자들이 이제는 지지부진한 대처 능력으로 또다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