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플랫폼이란
SBS기술인협회장 한 웅
미디어법등 방통융합이라는 명분으로 거대자본의 방송진출이 본격적으로 개시 되었다. 이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종합편성 채널들도 생겨날 전망이다. 한 마디로 컨텐츠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컨텐츠 무한경쟁은 공간과 시간을 구분하지 않는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방송컨텐츠는 물론, 과거의 컨텐츠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 30일 SK브로드밴드는 영국의 대표적 방송컨텐츠인 BBC 인터내셔널을 공급받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IPTV업계들은 널리 보급된 인터넷망을 통해 비교적 양질의 컨텐츠를 대량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다. 또한 통신망 특유의 장점인 쌍방향성을 활용하여, 쌍방향 교육 컨텐츠의 개발이 활성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UCC(user created contents)와도 동등한 여건에서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지상파는 컨텐츠의 홍수 속에 내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수 많은 방송컨텐츠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는 과정을 통해, 종국에는 과연 어떠한 형태의 방송산업이 만들어 질지 매우 궁금해 진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결국 플랫폼만이 남으리라 판단된다. 그 이유는 이동통신사의 시장형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방송도 일종의 서비스이고 이는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통화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시간이 흘러갈수록 컨텐츠들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게 된다. 결국 가입자가 얼마인가, 망점유율이 얼마인가에 따라 시장지배력이 결정되게 된다. 플랫폼이 사라지면 더 이상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지상파의 유일한 수입원은 광고이다. 방송에 있어서 안정된 수입은 공익성의 기초이다. 공익성이란 내용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담보되어야 한다. 플랫폼 종속의 탈피야말로 방송독립, 공익성의 시작인 것이다. 다행히도 지상파는 현재 가장 양질의 전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전파를 가지고 있더라도 잘 활용하지 못 한다면 플랫폼독립은 요원한 것이다. 즉 낙후된 전파통신 기술을 이대로 계속 사용한다면 통신사의 플랫폼과 경쟁할 수 없을 것이다.
이동전화가 등장한지 20년 남짓… 이제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순전히 전파의 힘이라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지상파는 경쟁력 있는 컨텐츠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지상파 컨텐츠를 고품격으로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방송전파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달려있고, 그것이 지상파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지상파(지상으로 전파를 전파하는 방송사업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