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K 뷰’ 실험방송 시작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K 뷰’ 실험방송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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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문가들이 ‘미디어 무료 보편적 가치의 핵심’이라고 지목하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KBS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제주 전파관리소로부터 실험방송 허가를 받고 10월부터 3달 동안 제주시 일원 및 북제주군 일부를 대상으로 자사의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인 ‘K뷰’ 실험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본 실험방송은 셋톱박스 100개를 통해 전격적으로 진행되며 HD 채널 1개, SD 채널 3개 등 총 4개 채널로 실험방송이 이루어진다. 세부적으로는 KBS 2TV로 7-1번, 7-2번, 7-3번, 7-4번 채널로 나뉘어 방송되며 7-1은 기존 KBS 2TV 채널, 7-2는 기상재난 채널, 7-3은 드라마, 7-4는 다큐멘터리 채널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 초 실험방송 당시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던 기상재난 채널은 KBS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제작한 날씨와 해양 기상 재난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에 실험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KBS는 물론 타 방송사와 가전사도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실험방송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전격적인 현실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방송 주무부처인 방통위조차 이번 실험방송이 정책적 결정사항이 아니라 기술적 진보를 위한 실험임을 명확히 하며 해당 서비스에 대한 유료 매체의 반발을 의식하는 기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제주도 실험방송은 기술 발전을 타진하는 정도의 성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의 이러한 반응은 케이블 업체를 위시한 유료 매체의 반발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가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광고 수익의 지상파 쏠림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가뜩이나 지상파 종일방송으로 인해 지상파의 미디어 시장 점유율이 공고해지는 이때, 다채널 서비스마저 정책사항으로 결정되어 버리면 유료 매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도 팽배한 분위기다. 그런 이유로 양휘부 케이블TV방송협회장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는 논란이 되고 있는 DCS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유료 매체의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제주도에서 시행하게 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실험방송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우선 공익적인 차원에서 다채널 서비스는 ‘미디어 공공의 제1원칙’으로 받아들여지는 개념인데다 이번 실험방송이 지상파 방송의 긍정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에게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는 무료 보편의 미디어 서비스를 더욱 보편적인 개념으로 확장시켜줄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이런 기조는 최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미래미디어연구소가 주최한 ‘미래방송 비전 컨퍼런스’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이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야말로 기술적 변화가 콘텐츠의 변화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라며 “(다채널 서비스에 대한)내부 의견 합일이 이루어진다면 국민을 위한 긍정적인 미디어 환경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한 것이다.

물론 지상파 내부에서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양문석 위원이 컨퍼런스에서 지적했듯이 지상파 방송사 내부에서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내부 의견통일은 시급한 부분이다. 이번 실험방송은 KBS의 ‘K뷰’이지만 타 지상파 방송사는 약간 다른 서비스 방식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현실화를 위해 반드시 치열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또한, 유료 매체의 반발을 무마하고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합의도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구현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