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이 주목한 10대 이슈

[지령 200호 특집] 방송기술저널이 주목한 10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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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부터 지령 200호에 이르기까지 <방송기술저널>이 앞서 걸어온 절반의 시간이 탄탄한 자리매김을 위한 안정화의 시기였다면, 이후 절반의 시간은 <방송기술저널>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한 도정의 시기였다. 그렇다면 101호에서 200호로 달려온 지난 4년 반(2010년 6월 30일자~2014년 12월 2일자) 동안 <방송기술저널>은 과연 어떤 이슈에 주목했으며, 어떠한 주장과 관점으로 방송기술인을 대변해 왔는지 정리해 본다.

➊ 지상파 재송신 = 지상파방송사와 유료방송사 간 ‘지상파 재송신’ 논쟁은 2010년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항고와 항소로 이어졌다. 그러던 중 케이블TV는 2010년 9월 결의문을 통해 “지상파 3사가 재송송료 요구를 철회하지 않을 시 재전송을 전면 중단한다”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최악의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이 시점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의무재송신 확대’에 방점을 둔 까닭에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후 2011년 4월 14일 MBC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의 HD방송 재송신을 중단함으로써 최초의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결국 유료방송의 CPS(재송신료) 지불은 정착됐다.

이처럼 숨 막히는 공방 속에서 <방송기술저널>은 정당한 CPS를 요구하는 입장에 서 발 빠르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힘썼다. 특히 다수 논평을 통해 방송의 무료 보편적 기능을 의무재송신 확대와 동일시하는 반대 진영의 비논리를 꼬집고, 발전하는 기술력과 그에 따른 제작비용 상승 속에서 오로지 ‘수신료’를 무소불위로 여기는 부당성을 비판했다.

   
 

➋ 지상파 디지털 전환 = 2012년 12월 31일, 대한민국은 수도 서울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함으로써 새로운 디지털TV 시대를 열었다. 방통위가 전국 아날로그 방송 순차종료 결정을 내린 직후 8월 16일 울산광역시를 시작으로 진행된 전국단위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완전히 종료됐다.

이와 같은 디지털 전환 시대의 개막을 다루면서 <방송기술저널>은 디지털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을 대내외에 환기시켰다. 디지털 전환 이후 불가피한 채널재배치 작업, 수신 환경 개선, 공시청 설비 지원 등에 대해 2012년 상반기부터 2013년 하반기까지 관련기사를 강화하는 한편 작업현장을 르포로 전달했다. 또한 취재를 통해 디지털 방송 대비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의 직접수신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밝혔으며, 시청자의 불만이나 유료매체의 공격적 영업 등에 대한 대응방안 강구를 촉구했다.

➌ 클리어쾀 & DCS = 지상파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기 전인 2012년 7월 방통위가 무료 디지털 TV 수신 장치인 ‘클리어쾀(Clear Qam)’을 TV에 내장하는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해 논란이 일었다. ‘클리어쾀 TV’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화면을 시청하게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시청자를 저가의 케이블 상품에 묶어놓을 여지가 있어 진정한 디지털 전환을 불가능하게 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또한 KT스카이라이프는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Dish Convergence Solution)’을 2012년 5월 도입했다 타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반발과 방통위의 방송 역무 위반 판정으로 3개월 만에 중단했다. DCS는 접시 모양의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고 KT 전화국에서 위성 신호를 수신한 뒤 이를 IP(인터넷 프로토콜) 신호로 변환해 인터넷선을 통해 방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서비스를 뒤섞는다는 점에서 전송수단 중심으로 규율해온 국내 방송정책과 상충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4월 클리어쾀 TV 가격을 인하하고, KT스카이라이프는 이달 안에 방통위에 DCS 사업 허가를 신청한다고 밝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방송기술저널>은 두 상품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상식적 차원에서의 국민의 시청권 확보에 힘을 실었다.

   
 

➍ 지상파 MMS = MMS(멀티 모드 서비스)는 한 방송사의 주파수 대역 내에서 여러 가지 서비스(HD·SD방송채널, 부가서비스 등)를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시청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채널에서 두 가지 방송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2010년 12월 지상파 방송4사(KBS, MBC, SBS, EBS)가 공동 사업추진을 약속하면서 장기
간 표류하고 있던 무료 지상파 MMS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유료방송업계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광고 쏠림 현상, 방송시장 영향력 확대 등을 우려해 허용이 보류된 상태다. 방통위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MMS는 광고 없는 무료방송으로 EBS에 한해 실험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기술저널>은 그동안 지상파 MMS와 관련해 지상파 콘텐츠의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재원 마련의 수단으로서의 허용을 주장해 왔다. 아울러 KBS의 ‘Korea-View’ 국회 시연(2011년2월 16일자), 지상파4사의 (2014년 1월 1일자)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 시험방송 소식을 헤드라인 뉴스로 다뤄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➎ 지상파 UHD = 국내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체 TV 중 UHDTV 비중이 올해 13.4%에서 2020년에는 45.3%에 이른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급형 UHD TV가 나오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략으로 UHD TV의 대중화가 이보다 빠를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질 좋은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적이고 공익적인 지상파 UHD의 상용화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지상파 UHD 전국방송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와 관련해 정부와 통신업계의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물론 이러한 이기주의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 TA)의 ‘지상파 UHD TV 방송 송수신 정합’ 표준 채택까지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기술저널>은 디지털 전환으로 DTV 시대가 열린 이후 TV 수신환경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켜줄 UHD에 주목해 왔다. 아울러 회비에 비례해 투표권을 부여함으로써 통신사에 막강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는 TTA의 불합리한 의결구조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문제를 제기했다.

➏ 700MHz 주파수 =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방송업계와 통신업계의 논쟁이 시작된 것은 2011년 9월 전후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주파수 가격이 통신사 간 과열경쟁으로 부작용을 남긴 직후였다.

<방송기술저널>은 2010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조사를 통해 지상파 주파수 부족사태에 대한 예단을 시작으로 700MHz 주파수를 둘러싼 통신업계의 억지주장을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낱낱이 반박해 왔다. 또 과도한 무제한 요금제 도입으로 불러온 정책적 실패를 공공의 영역인 지상파방송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과 맞바꿔 만회하려 드는 재벌 통신사들의 속내를 파헤치고, 공공성을 외면한 채 대기업의 자본과 시장논리에 치우친 정부 및 관계기관의 각성을 끊임없이 촉구했다.

이러한 노력은 공공복리를 기본 목적으로 하는 주파수 사용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키는 데 일조했으며, 논의의 장을 국회로 넓혔다.

➐ 종편 출범 =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실시하는 동안에도 시민단체 측은 마지막까지 ‘조·중·동 종편은 재앙’이라 외치며 불매·유권자 운동까지 불사한다고 경고했다. 종편 도입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의무재전송, 채널 특혜, 광고 특혜, 편성 및 심의 특혜, 방송발전기금 등의 배려였으며, 이러한 ‘비대칭 규제가 결국 경쟁력이 부족한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민단체 측의 반박이었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1년 12월 MBN, JTBC, 채널A, TV조선 4개 종편이 출범했다. 얼마 전 종편 출범 3년을 맞아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다수 토론자들은 종편 등장 이후 국내 방송광고시장과 저널리즘이 심각하게 손상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방송기술저널>은 종편 출범 이후에도 종편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분석·보도해 왔다. 동시에 전체 방송시장과 방송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각종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➑ 통합방송법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IPTV법)을 하나로 합치는 통합방송법 제정 논의가 박근혜 정부 들어 가시화됐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동연구반을 꾸려 그동안 밀실에서 진행했던 통합방송법안이 최근 두 차례 공청회를 통해 공개됐다.

시민사회단체 측에서는 지상파의 공적 역할 위주로 만들어진 기존 방송법에 유료방송이 통합될 경우 지상파 관련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 지상파 위주의 지원정책에 대한 변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통합방송법안에 있어 최대 관심사는 IPTV(올레tv)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을 동시에 소유한 KT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쏠리고 있다. 최근 열린 2차 공청회에서 미래부와 방통위는 합산규제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현재 양 유료방송 사업을 합쳐 가입자 30%에 육박하고 있는 KT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시장점유율을 현행 방송법과 같이 33%로 정할지 그 이상으로 정할지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 뒀다.

<방송기술저널>은 그동안 이뤄진 통합방송법안 논의를 시시각각 전달하며 통합법안을 통한 방송시장의 미래의 변화를 가늠하고 있다.

   
 

➒ 방송사 파업 = MB 정권 시절 잇따른 낙하산 인사로 인해 2012년 MBC에서 시작된 공영방송 복구를 위한 총파업의 불길이 KBS, YTN, EBS까지 번져나갔다. 그러나 이 같은 구성원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엄정대응”을 반복했으며, 경우에 따라 ‘해고’라는 극단의 조치까지 취했다.

지난 11월 27일 대법원이 YTN 해직기자 6명 가운데 3명은 해고 무효 3명은 해고 정당의 판결을 내려 다시금 방송계 안팎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이 MBC 2심 판결까지 이어져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방송기술저널>은 방송사를 향한 정부의 언론탄압과 이에 저항하는 방송사 안팎의
상황을 발 빠르게 보도하며 그 실상을 사회에 알렸다.

➓ NCS = 2013년 12월 정부가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이하 NCS)을 추진했지만 산업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방송기술 분야 역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공동으로 진행해 온 분류 체계와 상이해 문제가 되고 있다. 양 단체가 앞서 2월 전문가 타당성 검토에서 해당 내용을 전달했지만 결과가 바뀌어 나왔다.

정부가 발표한 NCS를 보면, 방송기술 분야 중 촬영·조명·음향·편집 등은 ‘대분류 08(문화 예술 디자인 방송 관련직), 중분류 문화 콘텐츠, 소분류 영상 제작’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연합회와 RAPA가 철저한 직무 조사와 광범위한 심층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에 따르면, 해당 직군은 ‘대분류 20(정보 통신 관련직), 중분류 방송 기술, 소분류 방송 제작 기술’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당하다.

<방송기술저널>은 취재를 통해 이번 사안이 정부부처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것으로 파악해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에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즉각 보도를 통해 재논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