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공영방송 화두는?

[종합] 신년사로 본 공영방송 화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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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KBS와 MBC가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공영방송’, ‘신뢰 회복’, ‘경영 위기’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콘텐츠와 플랫폼 중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는 의견이 달라 관점의 차이를 드러냈다.

고대영 KBS 사장, 경영 위기 강조
자진 사퇴 요구에 거부…“타인에 의해 결정된다면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것”
강규형 이사 해임으로 사장 교체 위기에 처한 고대영 KBS 사장은 ‘경영 위기’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조했다. 먼저 고 사장은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지상파의 광고 매출이 3년 연속 하락하고 있는 반면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래서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KBS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제작 프로세스 개선, 조직구조 개편, 경영 효율화 등의 혁신을 시도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사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변화를 통한 국민감동’으로 정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등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올해를 원년으로 삼아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고 사장은 “아무리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해도 플랫폼이나 유통 채널의 상이함으로 이용자들이 접근하지 못한다면 무용한 일”이라며 “KBS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마이케이(myK), 콩(Kong), 푹(Pooq), 코코와(KOKOWA) 그리고 지상파 UHD 양방향 서비스인 티비바(TIVIVA) 등에 지속적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래방송센터를 구축해 최첨단 방송시설의 집약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고 사장은 “현재 KBS 사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선제적으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노후화 되고 협소할 뿐만 아니라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테잎과 파일이 혼재하는 기존의 제작 프로세스와는 달리 100% 파일을 기반으로 하는 제작 프로세스와 IP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제작 과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 사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혔다. 고 사장은 “저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다만 법과 원칙에 의거하지 않은 채 저의 거취가 타의에 의해 결정된다면 그것은 다시 한 번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호 MBC 사장 “최우선 과제는 시청자 신뢰 회복”
구성원들 향해 “실패할 자유 드리겠다”
최승호 사장의 취임으로 변혁의 물결을 이끌고 있는 MBC는 ‘신뢰 회복’과 ‘과감한 콘텐츠 투자’, ‘상생 협력 체제 구축’ 등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MBC의 경영 위기를 언급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해결 방법은 한 가지, 시청자의 신뢰를 다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의 신뢰 회복 없이는 MBC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의 오보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12월 26일 새롭게 시작된 <뉴스데스크>는 오보 논란에 이어 인터뷰 조작 논란에 휩싸여 있다. 최 사장은 “만약 우리가 보도한 것에 오류가 있으면 지체 없이 사실을 밝히고 필요하면 사과해야 한다”며 “오류가 있는데도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 그때부터 시민들은 우리를 다시 불신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MBC는 플랫폼 경쟁력 보다는 콘텐츠 경쟁력에 집중했다. 최 사장은 “지금 우리가 재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서서히 죽는 길을 택하는 것”이라며 “구 경영진이 과도하게 높인 임원과 보직자들에 대한 처우 등 생산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각종 비용은 삭감하고, 경쟁력을 재생산해내는 투자는 더욱 과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MBC의 콘텐츠를 만드는 다양한 창작자들과 상생의 관계를 정립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사장은 MBC 구성원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MBC의 미래는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MBC 구성원들이 얼마나 큰 꿈을 꾸느냐에 달려 있다”며 “여러분이 가진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