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후폭풍 가속화

종편, 후폭풍 가속화

591



종합편성방송채널(이하 종편)의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보수언론인 조선일보((주)CSTV), 중앙일보(jTBC), 동아일보((주)채널A)와 경제전문지인 매일경제((주)매일경제TV) 등 4개사를 최종 종편 사업자로 선정했다. 종편 선정결과 발표 직후 민주당 소속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위원들은 “예상한 바를 벗어나지 않은 정부와 여당의 각본 결과”라며 “결국 방송이 산업자본에 종속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 의원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의 비판 여론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국회 문방위 소속 최문순 민주당 의원과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의 주관으로 ‘언론 4대강, 종편을 규탄한다’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려, 종편이 가져올 ‘여론 독과점’과 이로 인한 ‘공공성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조․중․동 여론 독과점, 막아야”

최진봉 미국 텍사스주립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종편의 가장 큰 문제로 ‘여론 독과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국은 1996년 텔레커뮤니케이션 법이 통과되면서 방송의 소유 규제 등이 풀렸고, M&A를 통해 거대 언론사들이 여론 독과점을 형성하게 됐다”며 “한국도 ‘큰손’이 전체 언론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여론 독과점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시 “조중동 3대 신문사의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겼다. 일간지와 주간지, 인터넷신문 시장에서 여론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데 방송까지 장악하면 더 큰 여론 독과점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이어 “광고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종편이 4개나 선정됐기 때문에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시청률 경쟁으로 인한 매체의 선정성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폭스뉴스>를 사례로 들며 “미국 전체 매체 중 시청률이 가장 높은 폭스는 막말방송이 난무하고, 토론자를 불러 놓고 의견이 다르면 대놓고 면박을 주는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지만 시청자를 중독시킨다”면서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는 종편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편 광고 특혜 … 절대 불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종편의 ‘광고시장 특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 초 새로 선정된 종편 사업자들은 종편 채널에 대한 특혜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지면기사를 통해 “종편사업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수의 종편 사업자가 국내에서 자체 역량을 축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방통위가 규제 완화를 논의하고 있는 의약․생수 광고의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종편 사업자에게만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방통위가 광고시장을 키우기 위해 전문의약품과 생수 등 광고 규제품목들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의 사례를 들어 반대 입장을 표했다. 그는 “현재 전문의약품과 의약품에 의한 소비자 직접 광고가 허용되는 나라는 미국과 뉴질랜드인데 이곳에서도 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의약품 소비자 광고는 오남용을 부추기고 의료비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종편을 후원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는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불매운동을 할 것”이라며 “300여개 단체와 손잡고 조․중․동 종편에 투자한 기업 중 불매운동을 벌일 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