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찻잔 속 태풍’될까?

종편, ‘찻잔 속 태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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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시청률’에도 못 미치는 참혹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보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예상보다 빠르게 퇴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한된 방송광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종편은 ‘제작투자 확대→시청률 상승→광고비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붕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킬러 콘텐츠’도 찾기 힘들고, 시청률도 저조한 상황에서 광고는 들어오지 않고 제작 여건은 점점 더 열악해지는 상황이다. 결국 ‘시청률 하락→광고 매출하락→제작비 감축→투자위축→시청률 재하락’과 같은 악순환이 계속 반복될 경우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리서치 전문 회사인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종합편성채널 개국과 방송시장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한된 국내 방송광고시장에서 4개의 종편 모두 부진한 시청률과 광고단가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종편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개국 3년 만에 성장에 돌입한 SBS의 경우와 달리 최근 방송시장은 미디어빅뱅시대로 뉴미디어가 급성장하고 있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채널이 허용돼 종편이 정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종편이 평균 0%대의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연간 평균 1,00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로 초반 종편의 명운을 책임질 대작 드라마들이 1%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의 체면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0억 원을 쏟아부은 TV조선의 <한반도>역시 지나치게 획일화된 설정과 뻔한 전개로 1%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킬러 콘텐츠 부재뿐만이 아니다. 평균 50%에 달하는 재방송 비율 역시 시청자들의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민수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개국 이후 1~2년 이내에 종편 사업자의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며 “막대한 초기 자본투자에도 불구하고 종편이 시장안착에 실패한다면 이는 주요 주주의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종편 간 또는 대형 방송사업자 간 M&A 소용돌이에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특혜 종합선문세트’인 종편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온갖 퍼주기 정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아니면 킬러 콘텐츠와 차별화된 편성정책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