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다음 달이면 출범 100일을 맞이하는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책에 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주관하고 방통위가 후원하는 ‘제4기 방통위 정책방향 및 과제정립을 위한 의견 수렴 토론회’가 10월 27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4기 방통위의 정책 기조를 간략히 설명했다. 고 상임위원은 “오늘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방통위 직원들이 이 자리에 나와 있다”며 “오늘 나온 의견은 4기 방통위 과제에 적극적으로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는 “방통위의 정책 과제가 여전히 두루뭉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로 토론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당장 얼마 남지 않은 재허가의 경우에도 국민 다수가 이에 대한 강도 높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통위는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강 대표는 공영방송의 정상화 및 공공 서비스의 안정화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매체 균형 발전이라는 보호 장치를 뒀고 현재 완전히 역전된 상황”이라며 “무료 보편적 서비스에 대해 계속해서 배타적 정책을 해온 이전 정부를 답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플랫폼으로써 공영방송의 점유율은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한 수준으로, 직접 수신 환경 개선 및 MMS 등을 통해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공영방송의 입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의 권리와 권익 역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방송의 제작 자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심 교수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통합방송법의 내용 중 노사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제작 자율성이라는 게 노사동수로 편성위원회를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권리, 제작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제작을 거부해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 이런 제작 실무자의 제작 자율권과 노사동수의 위원회는 다른 문제”라며 이 두 가지를 묶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제작 자율권을 개선하고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이외에도 미디어의 지역별 균형 발전과 지역성 확보, 시청자 의견의 적극적 반영, 결합상품시장의 명확한 시장 획정, 개인정보 보호의 강화 등 전문가로서 참석한 토론자들뿐만 아니라 플로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이헌 방통위 창조기획담당관은 “방통위가 인력, 기능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다 보니 급속히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데 부족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오늘 나온 의견은 상임위원 분들께 잘 정리해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