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지상파, AI와 메타버스로 준비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지상파, AI와 메타버스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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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사전투표율 36.9%를 돌파하며 역대급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대선의 꽃인 개표방송을 위해 인공지능(AI)부터 메타버스까지 정보통신기술(ICT)을 총동원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KBS, AI부터 메타버스·XR까지 첨단 방송기술 무장
KBS는 AI와 메타버스,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이하 XR) 등 최첨단 방송기술로 중무장했다. KBS는 XR로 구현된 청와대를 배경으로 데이터 쇼를 선보이고, 개표방송의 상징으로 자리한 24m의 초대형 직각 LED월, ‘듀얼 K-월’에서는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구도를 규모감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듀얼 K-월’ 바로 옆에 자리 잡은 98인치 대형 터치스크린 ‘K-터치’를 통해서는 이번 선거의 결과뿐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의미를 다양한 데이터를 조합해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제공: KBS

지역별 투표율과 개표 상황은 웅장하고 화려한 그래픽 쇼를 통해 구현한다. 국내 최고 높이의 롯데월드타워(123층·555m)를 캔버스 삼아 미디어파사드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투·개표 정보는 웅장한 드론 영상과 함께 전달된다. 촬영에 사용된 드론은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이다. KBS 관계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조종하는 기존 드론과 달리 FPV 드론은 1인칭 시점의 전용 고글을 사용한다”며 “마치 새가 되어 날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역동적인 장면이 TV를 통해 안방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 KBS

코엑스 케이팝스퀘어(K-POP SQUARE) 대형 전광판도 활용된다. 이 전광판은 가로 81m, 세로 20m로 농구 경기장의 4배 크기(1620㎡)다. 외벽의 두 면은 곡선형으로 연결돼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투표율과 득표율 등 선거 데이터는 물론 각 후보들의 입체적인 모습이 초고화질(UHD)의 2배에 달하는 해상도로 표출된다.

방송용 헬기가 이·착륙하는 아파트 7층 높이의 KBS 옥상 헬기장은 실시간 선거 상황을 보여주는 증강현실(AR) 존으로 변신한다. 여의도 고층 건물과 KBS 내 구조물을 배경으로 효과적인 AR 그래픽 구현을 위해 KBS가 자체 제작한 RC 자동차 캠 등 다양한 촬영 장비가 동원된다.

이번 대선에선 여기에 더해 가상세계로 개표방송의 영역을 확장한다. KBS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이용자들이 함께 개표방송을 볼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마련했다. 이용자들이 개표방송 스튜디오를 방문해볼 수 있도록 건물과 내부 공간을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했다. ‘이프랜드’에서는 오는 9일 오후 4시 30분부터 메타버스 개표방송이 시작된다.

KBS는 “최고의 개표방송을 위해 제작진 200여 명이 10개월 동안 힘을 모았다”며 “9일 오후 5시부터 선거 결과의 윤곽이 모두 드러날 때까지 개표방송을 진행하며 ‘끝장 개표방송’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공: MBC

MBC, 초대형 LED부터 ‘우리 문화’ 포맷까지 다양성 추구
MBC도 데이터쇼에 심혈을 기울였다. MBC는 이번 대선 개표방송을 위해 사내 스튜디오를 초대형 LED 무대로 꾸몄다. 방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LED 물량을 투입해 가로 17미터, 세로 13미터, 높이 7미터 공간을 고화질 LED로 가득 채워 이전에 볼 수 없던 압도적인 무대를 구성했다. MBC는 “오직 거대한 LED로만 이뤄진 무대 화면에는 MBC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들이 어우러져 대선 방송을 아름다운 데이터 쇼로 연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선에 빠질 수 없는 상징적인 공간 광화문 일대에도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민주주의와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담긴 광화문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MBC는 경복궁과 청와대가 시원하게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옥상정원에 특별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MBC는 상암과 광화문을 오가며 새벽까지 시시각각 변화하는 개표 상황을 지루하지 않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선거 방송에서 빠질 수 없는 터치스크린 분석 코너도 이번에는 새로움을 더했다. <뉴스데스크> ‘로드맨’의 염규현 기자와 윤상문 기자가 진행하는 ‘터치 M’은 100% 실시간 정보 제공이라는 터치스크린의 전통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초대형 LED와 연계해 더 시원하고 직관적인 데이터를 표출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MBC는 또 우리 문화의 저력을 선거 방송 ‘포맷’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슬로건 ‘함께 만드는 내일’에 걸맞게 서예가와 디자이너, 국가무형문화재부터 유튜버, 유명 캐릭터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지켜온 대한민국의 창작자들과 함께 힘을 합쳤다.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선정한 국가무형문화재 18명은 ‘전통을 만나다’라는 포맷을 통해 오랜 시간 지켜온 전통 공예의 진수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이정화 서예가는 ‘붓끝에서 피어나는 민심’으로 MBC 선거 방송에 참여했다. 전국 17개 시도를 상징하는 낱말들을 붓글씨로 표현해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과 문자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유튜브 채널 ‘미니포레스트’와 협업해 제작한 미니어처 포맷도 눈길을 끈다. 전국 대표 음식을 미니어처 요리로 만드는 과정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우리 밥상을 연출했다. 김리을 디자이너는 대선 후보와 메인 앵커를 위해 전통 자수 문양을 살린 한복 원단으로 정장을 제작했다. 또, MBC의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함께 했던 유튜브 100억 조회 수의 주인공 ‘핑크퐁 · 아기상어’는 선거 당일에도 전국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시청자들에게 선거 정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전 카운트다운 영상을 이번에는 실사로 제작했다. MBC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와 직업의 국민을 주인공으로 삼자는 기획 아래 CF, 영화, 뮤직비디오를 넘나드는 ‘영상 천재’ 용이 감독이 제작을 맡아 90초 분량의 영상을 완성했다”며 “선거 정보를 전달하는 포맷과 영상 콘텐츠에서도 다양한 국민의 염원과 목소리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MBC도 메타버스를 이용했다. MBC는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실시간 개표방송을 볼 수 있는 ‘내일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MBC 선거 방송의 슬로건인 ‘함께 만드는 내일’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각 정당별 스튜디오를 만들어 지지자들끼리 모여 후보를 응원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제공: SBS

SBS, AI와 메타S 앞세운 초격차 선거방송
SBS는 “‘새봄, 희망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 건 ‘2022 국민의 선택’은 따뜻한 봄 햇살 같은 희망의 약속이 지켜지기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았다”며 “선거방송 최초로 3D LED 미디어아트를 통해 국민의 바람을 담은 희망 나무가 실시간으로 자라는 모습이나 SBS 선거방송 캐릭터들이 뛰노는 모습 등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SBS는 실시간 개표정보 그래픽 ‘바이폰(Voting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 VIPON)’이 또 한 번 진화했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선거 방송 최초로 주요 후보자를 ‘3D 스캔’ 촬영하면서 ‘초격차 선거방송’임을 입증했다”며 “인물의 얼굴 사진을 잘라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3D모델링과 영상 자료를 활용해 생동감 넘치게 후보들을 구현하면서 그래픽 퀄리티를 대폭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패러디가 아닌 ‘창작 3D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해 작품성은 물론 콘셉트와 메시지까지 강화했다.

SBS의 자체 예측 분석 시스템 ‘AI유확당’(유력/확실/당선)도 업그레이드됐다.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당선자의 윤곽을 세밀하게 예측하는 기존의 AI 시스템에 페르소나가 부여된 캐릭터를 결합한 2세대 AI유확당을 만나볼 수 있다.

여론 추이 분석은 새롭게 선보이는 분석 코너 ‘메타S’가 담당한다. 메타S는 메타 분석 SBS의 줄임말로 이번 2022 국민의 선택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SBS 자체 여론 분석 시스템이다. 선거방송 당일 다각도로 여론지수를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2022 국민의 선택’에서는 ‘디지털 트윈’이라는 새로운 투․개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시각화한 디지털 시스템이다. 실제 투표소와 개표소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디지털 트윈 공간을 구현해 투표와 개표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업그레이드 된 ‘터치스크린’에서는 듀얼 스크린을 활용해 더욱 역동적인 표심 분석을 선보인다. 승부처와 접전지역, 키워드별 관심 지역 등 이번 대선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대선 후보들의 숨 가빴던 유세 현장, 다음 대통령을 맞이하는 각계각층 시민들의 소망과 메시지도 영상으로 담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이번 대선의 주요 키워드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했고, 선거방송 ‘최초’로 준비한 메타버스 플랫폼 내 ‘투표로 스튜디오’에서 이뤄진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도 담았다. 투표 독려를 위한 온․오프라인 전시회 ‘VOTE KOREA 2022’는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2월 23일 성공리에 문을 열었다.

또 본투표 당일 오전부터 SBS뉴스 유튜브 채널에서는 디지털 라이브 선거방송이 시작된다. SBS 디지털 선거방송은 ‘청와대 앞 대선캠프’라는 타이틀로 기자, 전문가들이 진지한 분석과 유쾌한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며, 대선 퀴즈 등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쌍방향 콘텐츠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