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유료 방송, 전운 감돈다

제조사-유료 방송, 전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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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TV에 탑재되는 POOQ 서비스를 두고 제조사와 유료 방송사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VOD 서비스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IPTV 사업자들은 제조사들이 법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해 사실상 VOD를 활용한 방송 사업자가 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3월, 국내 제조사들이 출시한 스마트 TV에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POOQ이 기본 탑재되면서 촉발되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 TV에 ‘POOQ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월정액을 신청하면 되고, LG전자의 스마트 TV는 탑재된 기능을 그대로 구동하기만 하면 무리없이 POOQ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동시에 IPTV 사업자들은 이러한 제조사들의 자사 스마트 TV ‘POOQ’ 기본 탑재가 사실상의 방송 서비스 사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물론 채널수나 기타 보유하고 있는 VOD 양으로 볼 때 스마트 TV의 ’POOQ’이 실제 IPTV보다 규모가 작은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 형태 및 기타 지상파 방송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보면 엄연한 ‘방송 사업자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자사의 스마트 TV에 탑재한 POOQ 서비스를 두고 “방송 사업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TV를 더욱 잘 팔기위한 하나의 방안일 뿐이며, 최소한의 스마트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적인 선택일 뿐이다”고 맞서고 있다. IPTV 사업자들이 반발하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스마트 TV에 탑재된 POOQ’이 VOD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주요 수익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해명한 셈이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서비스의 형태가 유사한데다 IPTV 사업자들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자법, 기타 케이블 및 위성 방송사들이 방송법 등에 의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POOQ을 탑재한 스마트 TV가 어떤 법의 규제를 받느냐는 문제가 남았다. 동시에 POOQ 탑재 스마트 TV를 엄연한 방송 서비스로 인정하는 가치판단의 기준도 남아있으며, 아울러 이러한 논란은 고스란히 네트워크 이용대가, 즉 망 중립성 논쟁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12년 망 중립성 논쟁을 거치며 케이블과 제조사의 협력이 조금씩 강화되는 가운데, N-스크린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TV가 등장하며 유료 방송 사업자와 제조사가 얽힌 애증의 연결고리는 더욱 복잡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