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편향 종편 문제…“다양성으로 객관성·중립성 확보해야” ...

정치 편향 종편 문제…“다양성으로 객관성·중립성 확보해야”
심의 기구 독립, 청소년 보호 시간대 퇴출 등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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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최근 종합편성채널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정치 편향적이거나 사실 근거 없는 발언이 이어지며 시민단체와 학계 등에서 언론의 중립성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 상황의 더 큰 문제는 다양성을 잃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는 2월 25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종합편성채널이 연출하는 한국 사회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정훈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다른 나라에도 종편 같은 채널이 있지만 모두 우리나라 같지는 않다”며 “종편 자체도 문제지만 좋은 목소리가 없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연구원은 “정치·경제·미디어 세 가지 체제는 유권자·소비자·시청자 없이도 굴러가는 방향으로 갖춰져 가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런 국면에서 객관성·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슨 이야기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청자의 목소리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체제 안에서 하나의 언론이 중립성을 가지기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 떨어지는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입장과 시각의 언론이 골고루 존재할 수 있도록 해 전체 합으로 봤을 때 객관성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치 편향적인 종편의 문제를 지적하며 방송심의기구의 독립과 청소년 보호 시간대에서 프로그램을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력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종편에 너그러운 심의 기준을 지적하며 “심의위원 구성의 객관성과 심의의 실효화를 위해 방송심의기구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립돼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민간독립기구라고 하지만 사실상 정부 산하에 있는 방송통심심의위원회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민지 민주언론시민연합 기획부장은 종편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이 청소년 보호시간대에 많이 편성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 냉소주의, 성차별, 사회적 약자 폄훼 등의 발언을 일삼는 종편 프로그램이 청소년 보호 시간대에 방송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