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에서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정책 관장 여부를 두고 양측의 협상 공전 상태가 지루하게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25일로 잡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전까지 여야가 개정안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미과부의 방송정책 관장 및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 축소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이다.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은 신설되는 미과부가 방송정책을 총괄해야 한다는 인수위원회의 원안을 고수하는 반면,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미과부가 방송정책을 총괄할 경우 정부의 언론장악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동시에 국회 일각에서는 여야가 미과부가 방송정책을 전담하는 기존의 인수위 원안을 변경하는 대신 방송용 필수 주파수인 700MHz 대역 주파수 등 전체 주파수 정책 총괄을 미과부가 맡도록 하는 구체적인 협상 ‘거래 이야기’도 솔솔 흘러나오는 형국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민주통합당이 방송용 필수 주파수를 미과부가 관장하게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민주통합당이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인해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주파수는 오로지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에 활용되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 및 야권 전반의 주장을 당론으로 받아들였으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강하게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민주통합당의 논리에 주파수 관리 이원화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공공의 재원인 해당 주파수의 목적은 공리적 원칙에 입각해 따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여야는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잔뜩 날을 세우며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좋은 일자리 구상의 핵심이 미래창조부인데 민주당은 이를 사실상 껍데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구태의연한 새 정부 발목잡기 전략을 쓰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으며 이에 대응해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열고 “새누리당은 방송 정책 이관으로 방송을 장악하려는, 과거의 공보처를 부활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윤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민주통합당의 ICT 전담부처 공약’에 대해서도 “민주통합당은 ICT 전담부처에 찬성한다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