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여야간 이견만 거듭 확인
4월 25일을 기점으로 ‘100일 대장정’의 절반이 지났지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이하 미디어발전국민위)의 논의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13일 여야 합의로 시작된 언론관계법 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발전국민위는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문방송 겸영과 여론다양성’을 주제로 첫 번째 주제별 공청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여야 간 이견만을 거듭 확인했을 뿐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KBS 423.5, MBC 106.1, SBS 106.1, 조선․중앙․동아․한겨레․경향 6.2, 네이버․다음 26’ 이라는 ‘여론 다양성 지수’를 제시했다. 윤 교수의 ‘미디어 시장의 여론 지배력 분석’ 연구에 따르면 KBS가 조선일보보다 약 70배의 여론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방송법 개정을 반대하는 자들이 근거로 삼는 것이 지배적인 소수 신문사들의 여론독점 강화인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론독점 및 과도한 여론지배력의 문제는 소수의 TV방송사에 대해 제기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 측 추천위원인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여론 지배력을 분석하면서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을 다른 상업적 매체와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라며 분석 대상에 KBS나 MBC 등 공영방송이 포함된 것을 문제 삼았다.
윤 교수는 최 교수의 지적에 “공영방송이 제도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여론 지배력 논란에서 떼어놔야 한다는 전제인 것 같은데 KBS나 MBC가 영국의 BBC와 같으면 빼고 해도 되지만 지금 상황에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이날 공청회도 위원들 간의 질의와 토론을 이어가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지적은 미디어발전국민위의 시작부터 제기된 내용이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시간을 한정할 것이 아니라 위원들 간의 합의를 통해 공청회를 좀 더 충실하게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여당 추천 위원장인 김우룡 한양대 교수는 폐회를 선언했다.
이달 말까지 주제별, 지역별로 8번 이어지는 ‘릴레이 전국 공청회’가 시작됐지만 이날 공청회는 20여명의 일반인만이 방청했다. 소수 네티즌이나 시민단체들이 지역 공청회에 적극 대응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