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심각한 경영난으로 고사(枯死) 위기에 빠진 OBS가 재허가 조건으로 제시된 증자와 현금 보유액 유지를 지키지 못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4,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방통위는 8월 24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9월 내린 시정 명령을 불이행한 OBS에 대해 방송법 제18조 제1항 제9호, 제19조 제1항, 제109조, 동법 시행령 제70조에 따라 업무 정치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4,0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OBS는 지난 2013년 12월 17일 재허가 시 2014년까지 50억 원 증자, 현금 보유액 87억 원 유지 등을 재허가 조건으로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까지 증자된 금액은 10억5,000만 원에 그쳤고, 현금 보유액도 87억 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신 최대주주가 투자확약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인 금액이 표시되지 않았고, 이행 시기 역시 명시하지 않아 방통위에서는 과징금 5,000만 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 당시 방통위는 “OBS 노사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인정하나 재허가 시 제출했던 사업 계획을 미이행하고 시정 명령을 불이행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방통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과징금 5,000만 원을 부과키로 했으나 현재 OBS가 자본 잠식 상황이고, 재승인 조건 중 일부를 이행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4,000만 원으로 감면했다.
김석진 상임위원은 “OBS가 방만 경영을 해 재허가 조건을 못 지킨 것이 아니라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함이 있었다”며 “특히나 OBS는 100% 자체편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중소 방송사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OBS는 개국 후 9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금 1,431억 원 가운데 약 97%를 잠식당했으며 개국 당시 415명이던 방송 인력은 현재 260명으로 이미 40% 가까이 구조조정이 이뤄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금 12%를 반납했다. 또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른 민영 방송과 달리 100% 자체 편성을 하고 있으며 40% 자체 제작 비율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사 관계자는 “OBS의 위기에는 방통위도 어느 정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OBS 노사가 함께 1인 시위를 이어가면서 광고결합판매 지원 비율 확대를 요구했지만 방통위에서는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OBS 노사와 경기‧인천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등은 “방통위가 실시한 ‘방송 광고 지원 방안’ 연구 용역 결과 자체 제작 비율이 높은 방송에 대해 광고결합판매비율을 상향 조정해주는 방안은 OBS뿐 만 아니라 모든 지역 방송의 자체 제작을 견인해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OBS의 생사가 걸린 광고결합판매 지원 비율 고시에 반드시 용역 결과를 반영해 수도권의 소중한 문화 자산인 OBS가 고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건의한다”고 촉구했으나 방통위를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방통위가 2014년 발주한 ‘지역‧중소방송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송광고 지원 방안 연구 용역’은 보고서를 통해 자체 제작 비율이 41.5%(2012년 기준)인 OBS를 결합판매비율과 연계할 경우 결합판매 비율을 2.5% 상승해 광고매출을 139억 원 증분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