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tvN, OtvN, XtvN 등 CJ ENM 계열 3개 방송사에 법정 제재가 의결됐다. 이들 방송사는 자체 심의 시스템에서도 지적한 사항을 반영하지 않아 내부 자정 시스템의 무력함을 보여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는 4월 16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vN과 OtvN의 ‘방법’, tvN과 XtvN ‘플레이어2’에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tvN과 OtvN의 ‘방법’은 주술에 걸린 등장인물의 사지가 기괴하게 꺾인 채 죽어가는 모습 등을 장시간 상세히 묘사하고, 일부만 흐림 처리해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했으며, 방송사 자체심의 지적사항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tvN과 XtvN ‘플레이어2’는 방송사 자체심의 지적사항을 반영하지 않고, 남성 출연자의 성기 크기를 웃음 소재로 삼아 비유적으로 조롱하는 내용 등을 방송했다.
방심소위는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으로 어린이‧청소년의 방송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방송사업자는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이뤄지는 방송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방송사 자체 심의를 통해 지적된 사항을 철저히 반영해 내부 자정 시스템이 확립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심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e스포츠 게임 중계방송 중 해설자들이 여성 선수들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고, 여고생 선수에 대한 성희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발언을 방송한 OGN ‘블랙스쿼드 BSN 리그 시즌5’에 대해서도 법정 제재 ‘주의’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을 해치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 등을 내보낸 방송 프로그램 6건에 대해 심의했다.
폐렴으로 사망한 고등학생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속보로 전하면서, 유가족과 시청자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보도한 연합뉴스TV ‘뉴스특보’ 및 YTN ‘뉴스특보-코로나19’와 울산 지역 코로나19 완치 퇴원자 현황 등에 대해 잘못된 내용을 방송한 UBC-TV ‘ubc 프라임뉴스’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사용되는 단어인 ‘확진자’를 웃음 소재로 삼아 ‘확찐자’라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TV조선 ‘아내의 맛 2부’, 현행 의료법에 병상 간 최소 간격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 시설 기준과 관련해 시청자를 오인케 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한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관련 소식에 대해 대담하면서, 중국 내 우리 교민의 집을 각목으로 봉쇄한 것은 중국 주민들의 소행임에도 중국 공안에 의해 이뤄졌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한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대해서는 ‘의견진술’을 청취하기로 결정했다.
방심소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공적 매체인 방송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시청자 및 유가족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쳐서는 안 되며,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확인을 거쳐 신중한 태도로 보도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법 건축물에 해당하는 판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방송한 KBS-2TV ‘2TV 생생정보’, 청각 장애인용 폐쇄자막 방송에서 잘못된 내용을 내보낸 YTN ‘뉴스나이트’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음원사재기 의혹을 다루면서 이와 무관한 특정 가수와 곡명을 노출하고, 특정 제보자의 사례를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소개하였으며, 당사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녹음된 통화내용을 방송한 SBS-TV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서, 심의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가 최종 의결하며, 해당 방송사에 대해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반면,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 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9인 전원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며, 지상파, 보도·종편·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 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