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무한도전’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

자유한국당, ‘무한도전’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

1092

MBC 무한도전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 아니야” 반발
무한도전 측 “자유한국당, 걱정이 너무 앞섰다”
우상호 의원 “방송을 제명하려고 하는 어이없는 행태”
PD연합회 “(자유한국당은) 방송의 독립과 공공성에 대한 개념이 없는 집단”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자유한국당이 MBC <무한도전>을 대상으로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3월 28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 대표로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을 두고 “5개 당을 대표하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을 출연시키는데 놀랍게도 자유한국당 대표로 김현아 의원을 선정했다”며 김현아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요구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17번으로 당선이 된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빼앗길까봐 탈당하지 않고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김 의원을 자유한국당 대표 선수로 초대한 것은 아무리 예능이라고 하더라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형식상 형평성을 맞춘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바른정당 의원 2명이 출연하고, 자유한국당 의원은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공정성 부분에서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어 “<무한도전> 제작 담당자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에게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방송 전 상식적이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무한도전>은 3월 25일과 28일 공개한 예고편에서 4월 1일 방송되는 ‘국민 내각 특집’ 편을 방송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2017년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지,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꼭 있었으면 하는 약속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1만여 건에 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모아졌다”며 “이 중 가장 큰 공감대를 얻은 주제(일자리, 주거, 청년, 육아 등)를 선정, 국민대표 200명과 해당 주제에 대한 법안 발의가 많고 관심이 높은 국회의원을 선별해 국토교통, 환경노동, 여성가족, 법제사법 상임위 소속인 박주민, 김현아, 이용주, 오신환, 이정미 의원과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이 같은 행태에 비판을 쏟아냈다. 우상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월 31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기 당 의원이 출연했다고 그러는 것(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제정신이냐”며 “김 의원이 제명해달라고 할 때는 제명해주지 않고, 김 의원을 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제명하려고 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PD연합회도 3월 31일 성명서를 통해 “자유한국당은 MBC가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가? MBC의 편성과 제작을 맘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가?”라고 의문을 표하며 “자유한국당이 4월 1일 방송 예정인 MBC <무한도전>의 ‘국민 내각’ 특집에 대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방송 통제 시도로, 그들이 방송의 독립과 공공성에 대해 전혀 개념이 없는 집단임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PD연합회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의 지혜를 모은다는 취지의 <무한도전>의 ‘국민 내각’ 특집은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획으로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며 “(자유한국당은) MBC가 모처럼 준비한 참신한 프로그램의 정상적인 방송을 방해함으로써 공당으로서의 위신과 품격을 스스로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방송 금지 가처분 제도를 악용하여 방송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무한도전>의 제작진을 비롯한 모든 PD들, 나아가 모든 시청자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