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3개 부처를 대상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소폭 개각에 그친 데다 회전문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 측은 임기 후반 안정적 국정과제 마무리를 위한 최선이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문체부 장관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조윤선 전 장관이 내정됐다. 조 내정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한 뒤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 부장을 거쳐 한나라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또한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문화가 답이다」등의 교양서를 쓰는 등 문화‧예술적 식견도 갖추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만화 업계에서는 조 전 장관의 내정을 크게 반기고 있으나 게임 업계에서는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조 내정자가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일명 ‘셧다운제’ 법안에 반대했다가 갑자기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며 “정책적으로 소신이 없다”고 쓴소리를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논평을 내놓고 “조 내정자는 잘 알려진 대로 김앤장 출신 금융전문가고,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원회는 고작 2년을 한 게 전부”라며 “이것저것 다 빼고 나면 조 내정자 발탁 배경은 ‘박근혜 대통령의 수행비서’ ‘정권 호위무사’ 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동안 교체 필요성이 거론돼온 농림부와 환경부 장관에는 각각 정통 관료 출신인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조경규 국무조정실 제2차장이 내정됐다.
최근 ‘갑질’ 논란 등 직원들의 잇단 구설로 개각 대상에 이름을 올렸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최종 개각 대상에서 빠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미래부 직원들이 구설수에 올랐지만 장관에게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었다”며 “업계 안팎에서도 최 장관이 창조경제에 맞춰 다양한 정책적 사업을 잘 진행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 한국정보과학회장,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한국산업융합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약 2년 동안 미래부 장관직을 맡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과 알뜰폰 활성화를 통한 단말기 시장 안정화,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미래부를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 장관이 자리를 지키게 됨으로써 가상현실(VR)를 중심으로 한 창조경제 활성화와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추진, 유료방송 발전 방안 마련 등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최근 VR 등 ICT와 스포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발견, VR 콘텐츠 개발 지원, 신규 스마트 미디어 지원 등 ICT 산업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으로 위축된 케이블 등 유료방송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