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미디어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4월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미디어혁신위원회를 설치해 미디어 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의 미디어 분야 국정과제는 △미디어 전반에 걸친 낡고 과도한 규제 혁신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디지털미디어·콘텐츠 산업의 혁신성장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 △미디어의 공정성·공공성 확립과 국민의 신뢰 회복 △미디어 환경에서 소외·피해를 입는 국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미디어 세상 구현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미디어 전반의 법과 체계를 재정립한다. 박 간사는 “현 방송법 체제는 2000년 3월 시행된 체제로, 지상파방송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유료방송이 뉴미디어라고 불리며 싹을 틔우기 시작한 시대에 만들어진 법체계”라며 “20여 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기존 미디어뿐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도 담아낼 수 있는 법·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디어 전략 컨트롤타워격인 가칭 ‘미디어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 미디어혁신위원회에서는 △미디어 환경변화에 대응한 미래 비전 및 전략 수립 △미디어 규제체계 정비방안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방안 △그 외 미디어 진흥 및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박 간사는 “미디어 분야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방송시장을 촘촘하고 과도하게 옭아매는 불필요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혁신하는 것”이라며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미디어 시장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투자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의 허가·승인 기간이 3~5년으로 제한된 것 △허가 및 승인 조건이 과도하게 많아 방송사업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있는 점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지상파방송사 지분의 10%, 종편·보도채널 지분의 30%로 소유가 제한된 것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겸영이 제한된 것 △방송 광고 유형 7가지 제한 △간접·가상광고 고지 방식 등이 대표적인 낡은 규제에 해당한다.
인수위는 미디어 산업의 자율성·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활성화 및 규모의 경제실현이 가능하도록 허가·승인, 소유·겸영 제한, 광고‧ 미디어 산업 규제 전반을 과감하게 걷어내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OTT를 ‘한국판 넷플릭스’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박 간사는 “글로벌 황소개구리 넷플릭스의 출현으로 국내 OTT 생태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2월 기준 월 순수 이용자 수를 보면, 넷플릭스는 1,245만 명인 반면 웨이브 489만 명, 티빙 407만 명, 왓챠 128만 명으로 국내 상위 3개 OTT를 합쳐도 넷플릭스 이용자 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매출액은 6,316억 원인 반면 웨이브 2,301억 원, 티빙 1,315억 원, 왓챠 708억 원 등 3개사를 합쳐도 넷플릭스 매출액의 60%를 상회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인수위는 OTT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개정을 통해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및 자체등급제를 도입하고, 빠른 시일 내 미디어 전반을 포괄하는 법안에서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를 정확히 부여할 계획이다.
대규모 민·관 합동 K-OTT 펀드도 조성한다. 해당 펀드로는 OTT 특화 콘텐츠에 대한 제작 지원에 집중 투자하고, 투자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광고 규제 완화 및 중소·혁신기업의 광고비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간사는 미디어혁신위원회가 규제기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옥상옥을 만드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미디어 강국을 위해 어떤 것이 좋을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싱크탱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