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EBS 이사 연임 안 돼”

“이춘호 EBS 이사 연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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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이춘호 전 EBS 이사장을 또다시 이사로 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EBS 이사 9명을 선임하고, 황부군 현 EBS 감사를 연임시키기로 의결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했던 이춘호 이사는 김윤옥 여사의 오랜 친구로 2007년 대선 당시 ‘희망포럼’ 회장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 측 표 모으기에 공을 세웠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EBS 이사장은 새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서 호선될 예정인데 이춘호 이사가 이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본부(이하 EBS 노조)는 ‘방통위의 일방적 선임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9명의 이사들 중 교과부 장관과 교육관련 단체에서 추천한 당연직 이사들의 자질 검증 과정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EBS 노조는 특히 “교과부 장관 추천 이사는 지난 2008년 KBS 이사 재직 시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안 가결에 동조함으로써 MB 정권의 언론장악에 일조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며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무효 최종 승소에 따라 소송 진행 중인 만큼 당시 여당 추천 KBS 이사들이 법정에 불려 다닐 수도 있어 방통위와 교과부 장관에게 사회적 흠결이 있는 이사를 추천한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요구한다”고 청했다. 사실상 이춘호 이사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역시 “이춘호 씨가 교과부 장관 추천 당연직 이사로 선임된 것은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이 밀실에서 제멋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면서 “당연직 추천 인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임하는 것이 방통위의 원칙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EBS 노조는 “교육관련 단체 추천 이사는 현재 해당 단체의 대표로서 추천권을 가진 자가 본인을 추천하는 낯부끄러운 상황을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EBS의 점령군인 것처럼 행동하는 현 감사에 대해서도 방통위가 지난 3년간 감사직을 무리없이 수행했다고 평가했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면서 방통위의 이사 선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에 동의하며 “노조 추천 인사 등이 포함돼 9:0 일방구조가 깨진 것은 그나마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것만으로 사회적 대표성과 다양성을 구현하기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춘호 씨와 같은 부적격 인사들이 감히 눈길조차 줄 수 없도록 공영방송 이사의 자질을 검증하는 제도를 만들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인사 검증 절차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새로 선임된 EBS 이사는 강혜란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김동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부위원장, 김준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김지영 한국신문위원회 심의위원,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 성동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이종각 전 EBS 이사, 이춘호 전 EBS 이사장 등 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