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 “9월 폐업해야…20억 원 지원 요청”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 “9월 폐업해야…20억 원 지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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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서울시로부터의 지원이 종료된 TBS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9월 폐업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며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인 20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TBS는 연간 예산 약 500억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서울시 지원금은 6월 1일부터 중단됐다. 지난 2022년 11월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76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일명 TBS 조례폐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 근거가 담긴 조례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현재 TBS는 조기 희망퇴직 및 자발적 퇴직으로 360명에서 250명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6월부터 무급 휴가제 및 업무추진비 전액 삭감을 통한 인건비 25% 절감 등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에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8월 7일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긴급 공문을 보내 “8월 이후 잔여 예산 부재가 예상된다. 방송사 유지가 불가해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며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인 20억 원의 재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 직무대행은 8월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개국 34년 만에 폐국 위기를, 250여 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이 삶의 터전을 잃을지도 모르는 운명에 놓여 있다”며 “시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직무대행은 “과거 정치적인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분들은 지금 회사를 나갔는데, 남은 직원들이 그 멍에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며 “그들이 사제를 털어서라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 직무대행은 전 직원 해고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자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서울시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TBS 직원들은 고통을 분담하며 버텨왔지만 사측은 아직도 운영 방향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 직원 해고 통보가 있을 경우 즉시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TBS 사측과 양대 노조의 갈등은 이 직무대행이 임명된 이후 계속돼왔다. TBS 양대 노조는 지난 6월에도 성명을 통해 “노조에 날아든 계획안은 유노동 무임금과 더불어 사실상 대량 학살안과 다름없다”며 “최저임금만 지급하고, 미지급액은 지급일을 특정하지 않은 채 ‘고정 운영비의 120% 이상 수익이 창출될 경우 지급’이라는 사실상 현실화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운 꼼수가 담긴 안”이라고 꼬집은 뒤 이 직무대행을 임명한 TBS 이사회와 서울시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