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단체 조직 정비, 연대 강화 움직임
‘실용성’ ‘규제완화’ 그리고 ‘경쟁력’을 앞세우는 차기정부의 방송정책은 비록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방송정책권의 정부환수, KBS의 강력한 구조조정, MBC 민영화, 신문방송 겸업허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때문에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은 실체가 없는 허상처럼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말 열린 방송학회 주최의 학술 세미나에서 “새 정부가 방송사를 ‘전리품’취급하는 것 같다”는 발언이 나왔을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정책에 대한 각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단체들 이 방송의‘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노동계 동향
민주노총은 중앙집행회의를 ‘신자유주의의 적 공공부문 구조개혁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칭)’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언론노조, 공공연맹, 전교조, 보건의료노조 등 공공부문 노조의 연대투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지상파 방송마저 자본에 장악되면 민주화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후퇴할 것”이며 “방송의 공영성 강화와 MBC의 민영화 저지 투쟁이 사회공공성 확보 투쟁의 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투쟁본부는 대의원대회를 거처 2월 초에 출범할 전망이다. 언론노조도 이달 30일 중앙위원회와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언론노조를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한, 언론운동단체인 언론개혁시민연대를 주축으로 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시민사회 연대(가칭)’를 구성키로 하고,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시민단체 동향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언론연대) 또한 8일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시민연대'(가칭)에 대한 구체적인 구성방안과 활동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언론연대는 오는 11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미디어 공공성의 위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강력한 여론조성을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언론연대는 이와 더불어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참여하는 범국민교육연대,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 철도·물·전력관련 조직의 결집체인 ‘공공연맹’등과 함께하는 대규모 연대체(가칭 공공성 수호·확대연대)를 꾸려 사회전반에 ‘공공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김서중·민언련)도 지난 4일 정기정책위원회를 열고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작업을 벌였다. 이날 정책위원들은 신문이나 방송보도에 대한 단발적인 대처보다 “시청자가 지켜야 할 것을 찾는 과정”에서 더 큰 의제가 설정되리라 보고 일단 차기정부의 미디어정책을 주제별로 나눠 일반 시청자들도 참여 가능한 공개 정책포럼을 진행키로 했다. 11일 신문방송 겸영을 주제로 1차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이후로도 꾸준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민언련 김언경 협동사무처장은 “올해 공공성 수호를 위한 연대투쟁이 가열될수록 시민단체들도 보다 명확한 성격과 활동반경을 정립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