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시작부터 ‘난타전’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시작부터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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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8월 18일 개최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 의혹, 자녀 학교 폭력 의혹, 이 후보자 부인을 상대로 한 인사 청탁 시도,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 위장전입 의혹, 건강보험 부당 혜택 의혹 등 각종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역시나 시작부터 전방위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은 허위 비방과 공세라며 이 후보자 감싸기에 나섰다.

야당 “부실한 자료 제출” 여당 “자료 제출 요구 한상혁 위원장 때보다 3배 많아”
야당 의원들은 우선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측 자료 제출이 극도로 부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장남 학폭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이 후보자는 하나고 요구에 따라 전학을 갔다 했는데 하나고에서는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 않았고, 생활기록부에도 기록이 없어 관련 자료를 요구했는데 안 준다. 또 서면 질의에서 인사 청탁 당사자를 만난 적이 없다 답변했는데 판결문을 보니 거짓이었다”며 “자료 제출이 너무 불성실하다”고 지적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자료 제출을 보면 유감을 넘어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후보자가 200페이지 넘는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부분 개인정보 운운하며 제출할 수 없다는 한 줄 아니면 동문서답”며 “이것 가지고 어떻게 검증을 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오후 회의 전까지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하나고 담임교사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조 의원은 “어제오늘 중요한 보도가 쏟아졌다. 당시 담임교사였던 분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말씀해 주셨는데 후보자 해명과 대치되는 내용이 많다”며 “하나고 담임교사를 오늘 중 참고인 출석을 시켜 후보자의 말과 담임교사의 말 중 어떤 게 진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이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선 성의껏 제출해달라”고 요구한 뒤 조 의원의 참고인 출석 요청 관련해선 “참고인 출석 문제는 여야 간사 합의가 필요하니 간사 합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위원들의 자료 요청 관련 사안이 있는데 지금까지 자료 요청을 보면 서면 질의만 1,338건, 81개 기관 관련 질의 4,000건, 방송통신위원회만 900건 등 자료 요청만 7,000건이 넘어가고 있는데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과 비교하면 당시 기관 관련 질의가 1,500여 건으로 지금이 약 3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가능한 협조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말했다.

자녀 학폭 의혹 놓고 여야 충돌
야당 의원들은 시작부터 자녀 학폭 의혹을 제기하며 이 후보자 때리기에 나섰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학폭위가 열린 적이 없고, 학폭 전학을 밀실 처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고려대 입학 취소 사안”이라며 “왜 이 후보자 아들만 학폭위가 열리지 않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 자녀가 학생들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게 2011년인데 왜 2012년 5월에야 전학을 가게 되고 그때서야 내용이 불거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 또 당시 이 후보자 자녀가 전학을 가게 됐을 때 친구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담임선생님 언론 인터뷰에도 이 내용이 나온다”며 이 내용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당시 학생들이 자기들이 화해하고 끝난 사안인데 왜 전학을 보내냐고 읍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학폭위 개최 여부를 이야기하는데 학폭위 관련 내용이 2012년 개정됐다. 그 이전에는 하나고에서 학폭위가 열린 적이 없다”면서 “후보자가 압력을 행사해서 학폭위를 열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과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공감을 표하면서 “제도 시행 초기였기 때문에 학폭위를 구성한다는 생각을 못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이후에 하나고에서 6번인가 학폭위가 열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벌을 받은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하나고 교사들의 증언을 언급했다. 강 의원은 “MBC 뉴스에서 담임교사가 ‘피해 학생들은 후보자 아들로부터 1년 내내 폭력에 시달렸고 화해했던 아이들은 없었다’고 말했고, YTN에서도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고, 진술서 내용은 분명히 일어났던 사실’이라고 했는데 이는 후보자 발언과 상반된 내용”이라고 한 뒤 “일부러 후보자가 언급했던 전 모 교사 발언은 뺐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정순신 아들 학폭 사건과 비교하면 공통점이 참 많다”며 “1년 이상 학폭이 지속됐고, 자사고를 다녔으며, 피해 학생들이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도 달라질 것이 없어 자포자기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하나고의 조치가 현명했다고 생각한다”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분리라는 기본 조치를 취했고, 학생들 간 화해를 고려해 과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2011년 1학년 1학기 때 사건이 일어났고, 2012년 학내에서 매듭이 지어졌는데 왜 2015년에 사건이 드러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 모 교사를 끄집어냈다. 김 의원은 “당시 전 모 교사의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때 전 모 교사가 징계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이 사건을 인권위에 진정했다. 당시 유 모 교사는 이에 반발해 단식을 하면서 ‘왜 기자들이 한쪽 말만 듣고 기사를 쓰느냐’고 언론을 향해 외쳤고, 당시 학내에서도 전 모 교사가 자신의 징계를 피하기 위해 학생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전 모 교사의 구세주는 조의연 교육감이었다”며 “당시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조 교육감과 전 모 교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것”이라고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에도 여야 의원들은 계속 이 후보자 자녀의 학폭 의혹과 관련된 진실 공방을 펼쳤다.

언론 장악 의혹과 증여세 탈루 의혹까지
자녀 학폭 의혹 외에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언론 장악 의혹에 대해 언급했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자녀 증여세 탈루 의혹에 대해 말했다. 박 의원의 증여 관련 질의에 이 후보자는 “2020년 2월경 세 자녀에게 5천만 원씩 했고, 장남에게는 1억 원 정도에 해당하는 주식을 넘기고 세금을 냈다”고 답변했다. 이에 박 의원은 장녀와 차녀의 해외 체류를 언급하며 “5천만 원까지 증여가 가능한 것은 자녀들이 국내에 있었을 때만 가능하다. 6개월 이상 체류해야 하는데 지금 증여 시점을 보면 장녀와 차녀 모두 해외에 있을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당시 세무서에서 자문을 받았다. 관련 자료는 소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