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영 KBS 이사, “자진사퇴해야”

이길영 KBS 이사, “자진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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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제2노조)가 이길영 현 KBS 감사의 이사 추천을 두고 지난달 30일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KBS 제2노조는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 감사원 앞에서 ‘부적격인사 이길영 KBS이사 추천에 대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학력위조 및 병역면제 등의 분명치 못한 이력으로 부적격 논란을 빚고 있는 KBS 이사장 후보자 이길영 씨를 추천한 방송통신위원회와 현직 감사 궐위 시 관련 규정을 갖추지 않은 KBS를 상대로 감사원의 공익감사가 필요하다”면서 국민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KBS 여당 추천 이사 7명과 야당 추천 이사 4명 등 총 1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고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이길영 KBS 감사의 이사 임명을 강행했다.

KBS 제2노조 측은 “이길영 현 감사가 이사가 되면 감사 공백이 3개월이나 생기고, 이러한 공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조항조차 KBS 정관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직 감사를 이사 후보로 추천한 KBS에도 문제가 있고, 이를 관리․감독하는 주무기관인 방통위 역시 이러한 행위를 방관했기 때문에 국민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길영 이사는 차기 KBS 이사로 거론될 당시부터 지금까지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정권 시절 KBS 보도국장을 지내며 어용 나팔수 역할을 했었다는 점과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것 등을 비롯해 군 문제까지 온갖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공정방송 이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이사로 임명돼 지난 9월 1일부터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통합당 측에서는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 측과 이길영 이사와의 관계가 특별한 만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첫 걸음이 아니겠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언론시민단체인 방송독립포럼 역시 “땡전 뉴스의 주역으로 분유되면서 특정 정당의 중요 직책을 역임하는 등 정치적 편향이 심한 사람이 KBS 이사를 맡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이길영 이사 선임에 지속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KBS 기술인협회를 비롯한 9개 내부 협회 구성원들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길영 이사의 선임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한 이길영 씨가 대구 모 고교의 동문을 자처하며 동창회 부회장을 한데다 마치 입학한 것처럼 꾸며진 명예졸업장까지 받았다”며 이길영 이사를 둘러싼 모든 기록이 ‘의문투성이’에 ‘믿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길영 이사의 학력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구성원고등학교의 명예졸업장을 공개해 ‘1957년 4월 1학년에 입학하였으나 집안사정이 어려워 이듬해 4월 자퇴하게 되었음’이라는 문구를 지적하며 “대구상고를 다닌 적이 없고 학력을 사칭한 사실도 없다는 이길영 감사의 답변은 명백한 위증”이라며 이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실제로 이길영 이사는 서울대신고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상고를 다닌 것처럼 사칭하고 동문회에도 출석해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다.

정치권과 KBS 제2노조를 비롯한 KBS 내부 협회 구성원들마저 본격 활동을 시작한 이길영 이사를 두고 “학력 변조 의혹, 부정 채용 적발, 정권 편향 이력 등 공영방송 이사로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해 이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길영 KBS 이사를 둘러싼 갈등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