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연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 할당부터 지상파 MMS 허용 방침, 수신료 현실화와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유사보도 실태 점검 의지 및 재송신료 현안 문제 해결에 대한 천명까지 거침이 없다.
지난 15일 이 위원장은 한국방송협회 임원진과의 간담회에서 방송과 통신의 첨예한 논란의 중심에 선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 할당을 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구체적인 700MHz 대역의 주파수 수요 계획을 마련하면 국민 편익을 고려해 관계 부처와 논의해 보겠다”고 언급했으며 19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도 출연해 이러한 주장을 재확인했다. 사실상 해당 주파수의 방송용 할당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상파 방송사에게 구체적인 계획안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MMS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당초 이 위원장은 15일 한국방송협회 임원 간담회에서 MMS와 관련해 “케이블의 신기술을 막을 수 있다”며 일정정도 선을 긋는 모습이었지만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서는 “기술 발전에 따라 국민에게 편익을 주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기본원칙은 국민의 편익의 기준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다채널 서비스를 하지 않아 5개 채널밖에 볼 수 없다는 현실을 자세히 설명하며 “케이블도 신기술을 개발해 자유롭게 경쟁하면 될 것이다”고 단언했다.
UHDTV 및 3DTV 발전에 대한 정책 로드맵도 조만간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15일 간담회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함께 기술 부분을 포함한 정책 협의체를 구성하고 차세대 지상파 방송 정책 방향과 로드맵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UHDTV 및 차세대 뉴미디어 기술 발전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셈이다. 이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유료 방송 중심의 방송기술 정책 로드맵과 묘한 온도차이가 있다.
이 위원장은 지상파와 유료 방송 사이의 논란의 핵심인 재송신료 현안도 언급했다. 취임 당시부터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던 이 위원장은 15일 간담회와 19일 일요진단에서도 긍정적인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여러차례 피력한 것이다. 동시에 이 위원장은 KBS 수신료 현실화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유사보도 실태 점검 의지도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 위원장의 광폭행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미래부의 경우 MMS 및 주파수 할당, 기타 방송기술 현안에 대해 방통위가 주도적으로 오피니언 리더를 자처하는 분위기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방통위와 미래부의 업무 영역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논란이 되는 ‘아이템’을 무리하게 선점하려 한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