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를 둘러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하지만 그와 비례해 ‘꼼수일 확률도 있다’는 의견도 비등해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13일 13일 동아일보-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인터뷰에서 자신이 2005년까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정수장학회 사태와 관련해 “정수장학회가 정치쟁점화하며 여러 논란과 억측에 휩싸여 있고, 장학회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이는 장학회를 위해서도 이사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않다"며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다중적 의미를 가진 ‘정치적 메시지 전달’ 기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에둘러 표현해오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동시에 박근혜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장물 논란’이 불거지는 정수장학회 현안을 털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또 부산일보 파업과 관련한 정치적 부담을 내려놓고 더 나아가 MBC 파업의 책임으로부터 명확한 선을 그으려 한다는 분석도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의 이러한 움직임 자체가 별 의미 없는 시간벌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날 기색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일보 파업이 한창이고 편집국장까지 서울로 상경해 투쟁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이사장을 그만두면 ‘노조에 굴복한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최 이사장의 사퇴를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박 후보가 이사장 퇴임을 의도적으로 쟁점화시켜 자신의 노력을 부각하고, 더 나아가 대선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군사 독재시절 5.16과 인혁당 사건을 두고 불거진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쇼’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