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 엔지니어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입사 2년차 언지니어의 생각의 편린

음향 엔지니어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입사 2년차 언지니어의 생각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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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디오 기술팀 김부성

 

최근 들어, 혼자 흥얼거리며MP3음악을 듣던 일반인중에서 가벼운 이어폰을 벗어버리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가며 직접 라이브공연장을 찾아서 능동적으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더욱이, 직장인 중에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직장 밖으로 나와 일탈을 꿈꾸며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직장인 밴드를 결성하는 등, 아마추어 뮤지션들도 공연음악의 르네상스 시대에 일조하고 있다. 거기에 부응해 SBS Radio에서는 청취자들이 직접 공연장에 찾아와 감상하는 더 락 콘서트를 매달 주최하고 있고, ‘김창렬의 Old School’ 프로그램 내의 인기 코너인 직장인 밴드 콘테스트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청취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음악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 우리 SBS라디오 기술팀은 음향 엔지니어로서 청취자들의 귀를 만족 시켜주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밴드가 편성된 공개방송을 나가면 목적지 근처에서부터 쉽게 공연 현장을 찾을 수 있다. 근처에 도착하면 ‘떵~~’ 거리는 탐(tom) 드럼의 깊은 울림 소리덕분에 그곳이 우리가 찾는 곳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차를 하고 녹음 장비를 챙긴 후, 음향석 쪽으로 향한다. 무대 위에선 벌써부터 협력사 마이크 맨이 마이크 테스트를 위해 ‘check, check, 하나둘 하나둘’을 연거푸 외치고 있다. 또는 저음이 너무 많다. 치찰음이 너무 쏘는데 7KHz 대역 좀 깎아 달라.”라고 하며 마이크 맨과 메인 엔지니어는 분주하게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우리는 음향석으로 가서 콘솔 마스터 Out을 녹음하기 위한 시스템을 설치 하고 콘솔과 아웃보드 장비의 상태에 이상이 없는 지 점검한다.

 

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기준마이크 하나를 선정한 후 사회자 및 가수 마이크들의 Gain이 적당한지를 체크한다. 그와 동시에 각 마이크의 음색이 같은지도 들어본다. 그리고 현장의 관객 호응을 수음하기 위한 Ambience 마이크를 객석 사이사이에 설치하고, 악기 수음을 위해 설치한 마이크의 상태도 확인한다. 각각의 소스는 잘 들어오는지, 혹시 Noise가 섞여 들어오지는 않는지를 체크한다. 이 때 만약Noise가 들어오면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또한 잘못된 마이킹으로 인해 원하지 않는 소리가 들어오는지를 꼼꼼히 들어보고, 그럴 경우 원하는 소리가 들어올 때까지 마이크의 수음하는 위치를 조금씩 변경하여 본다. 악기마이크를 체크할 때는 일반적으로 드럼의 킥이 할당된 페이더부터 확인한다.(어떠한 방법으로 믹싱을 진행하는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리고 일렉 기타, 베이스, 건반 순으로 각 소스를 확인한다.


 

공개 방송을 레코딩하기 위한 우리의 옆에는 보통 공연장에서 확성을 담당하는 하우스 엔지니어가 있다. 그는 공연장을 찾아온 모든 사람들이 어느 곳에 앉아 있든지 모두 똑같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책임을 가진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하우스 엔지니어와 큐시트에 적힌 순서대로 출연자가 사용할 마이크 번호를 맞추어 놓고, 상이함이 없는 지 꼼꼼히 살펴본다. 그 후, 무대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무대 쪽으로 올라간다. 무대 바로 옆에는 밴드가 원하는 모니터소스를 주기 위한 모니터 엔지니어가 자리잡고 있다. 이 사람은 밴드의 각 맴버가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확성용이나 방송용과는 독립된 용도의 콘솔을 사용한다. 무대를 살펴본 후 별다른 이상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방송이 시작되기 전 최종적으로 프로듀서와 변경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 후, 약속된 시간이 되면 방송을 시작한다. 여기까지 공개 방송 시 음향엔지니어의 역할에 대해 아주 간략하게 소개해 보았다.

 

 방송 기술의 수준이 점점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좀더 다양한 기능, 좀더 편하고 좋은 기능이 들어간 새로운 장비가 쏟아져서 이미 많은 부분의 시스템이 자동화가 되어있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음향엔지니어의 역할은 자동화 된 장비에 의해 대체 될 수 없는, 매우 인간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음향엔지니어란 것은 기술적인 것뿐 아니라, 위에서 서술한 것과 같이 소리를 들어보고 그 음색에 대한 호/불호, 즉 감성적인 부분까지 고려를 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음향 엔지니어는 개개인에게 주관적인 느낌으로 들리는 소리를 모두가 객관적으로 듣기 좋은 소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리이다. 예를 들면, 찰지고 꽉찬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드럽고 간지러운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강렬한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미로운 재즈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음악을 들어도 , 좋은 소리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엔지니어 본인이 듣는 소리가 꼭 모두에게 좋은 소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객관적으로 듣기 좋은 소리로 만들기 위해 최소한 사람들 귀에 불편하거나 신경에 거슬리게 하는 일은 없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는10년이 지난 들, 100년이 지난 들, 1000년이 지난 들 이 감성적인 부분을 기계가 대체 할 수 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무리 감정을 표현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실제 상용화가 된들 그것은 결국, 프로그램 된 감정일 뿐이다. 프로그램 된 감정, 즉 어떠한 입력이 들어가면 그 출력의 결과를 예측 할 수 있는 감정을 어찌 우리가 느끼는 복잡미묘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결국, 소리를 사람 대 사람으로 전하는 최종 전달하는 임무는 음향 엔지니어의 몫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