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정부가 유료방송 발전 방안 연구반을 통해 연내 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료방송 발전 방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이 주로 내놓고 있는 방안은 동등결합 등 이동통신 결합상품 제도 개선, 케이블 광역화, 유료방송 소유 지분 규제 폐지 등이다.
결합상품은 통신과 집 전화, 초고속 인터넷, IPTV, 인터넷 전화 등 여러 가지 상품을 묶어서 각각의 서비스를 따로 가입할 때보다 싸게 판매하는 상품으로 가입자 유치 효과가 높아 케이블 시장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 왔다. 케이블 업계는 케이블과 이동통신사의 상품을 묶는 동등결합으로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면 CJ헬로비전의 케이블 방송 상품과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초고속 인터넷을 묶어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동등결합 의무 제공 사업자로, 동등결합 제공 요청을 거절하거나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 HCN, 울산중앙방송 등이 요청한 동등결합 상품 판매 출시를 받아들였다. SK텔레콤 측은 “의무 사업자이기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가 요구하면 진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동안은 케이블로부터 요청이 없었고 이번에 공문을 통해 수락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관련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다만 케이블 사업자들이 각각의 결합 상품을 만들지 아니면 하나의 원케이블 상품으로 결합할지는 논의가 본격화돼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블TV 위기극복 비상대책위원회’는 8월 19일 1차 워크숍을 열고 지역 사업자라는 케이블의 한계를 ‘원케이블(One Cable)’ 전략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 채널의 브랜드를 통합하고 결합상품 금지 등 유료방송 시장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세부적인 내용은 이달 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 광역화도 유료방송 발전 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현재 78개의 사업 권역으로 나눠져 있는 규제를 완화해 허가받은 구역의 범위 외에 인접 구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지역성에 바탕을 둔 케이블 산업은 전국을 78개 권역으로 나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각자의 권역에서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가입자들은 서비스를 해지한 뒤 지역 SO로 다시 가입해야 했다. 이에 대해 한 학계 전문가는 “케이블과 IPTV의 서비스가 구분이 되지 않는 상황인데 한 사업자는 78개 권역으로 나눠진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고, 한 사업자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대와 맞지 않는 규제”라며 “케이블 권역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촉진하고 케이블 산업 내의 경쟁이 유료방송 전체로 확산돼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케이블 산업 내에서도 광역화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업계 이슈로 떠오른다면 올 하반기 내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한편 케이블TV 위기극복 비상대책위원회는 케이블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8월 31일 정부에 제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케이블 전략을 중심으로 결합상품 제도 개선, 지상파 재송신료 합리적인 기준 마련,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위한 지원 등이 담긴 자구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