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내 지상파 3사(KBS·MBC·SBS)와 SK텔레콤의 합작 OTT인 ‘웨이브(WAVVE)’가 세계적 미디어 회사 ‘NBC유니버설’과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초(超) 협력체’를 결성했다. 경쟁이 격화되는 국내 및 글로벌 OT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막강한 동맹을 확보한 것이다.
콘텐츠웨이브는 NBC유니버설(이하 NBCU)과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 확장과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출을 골자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월 12일 밝혔다.
NBCU는 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 ‘컴캐스트’(Comcast)의 100% 자회사로, TV드라마, 영화, 스포츠 콘텐츠, 뉴스를 제작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2019년 사업 매출은 약 340억 달러로, 한화 약 4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글로벌 미디어 초협력체 결성은 한류 콘텐츠 생태계를 넓히고자 하는 웨이브와 최근 북미 및 유럽에서 인기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NBCU의 이해관계가 맞아 성사됐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웨이브는 KBS, MBC, SBS 등 국내 지상파 3사와 함께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후 3년간 매년 최대 5개 작품을 NBCU에 공급한다. 웨이브가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를 추천하고, NBCU는 주요 지역의 선호도를 고려해 유통 작품을 선택한다.
NBCU는 이 콘텐츠에 대한 해외 유통 권리를 갖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NBCU가 보유한 미국 지상파 방송 NBC, 계열사인 영국 Sky채널을 포함해 NBCU 유통 파트너사의 방송 채널 및 OTT 서비스에서도 한국 드라마 방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NBCU는 빠르면 이달 중 OTT 서비스 ‘피콕(Peacock)’을 미국 전역에 출시할 계획으로, 웨이브의 한류 드라마 등이 이 서비스의 핵심 콘텐츠로 제공될 수 있다. 또한, 웨이브는 NBCU와 공동 콘텐츠 투자 · 제작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이로써 웨이브는 경쟁이 격화하는 국내 및 글로벌 OTT 산업 내에서 막강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웨이브는 ▲OTT 볼거리 · 경쟁력 강화 ▲글로벌 진출 ▲국내 콘텐츠 투자 확대 기반 마련 등 세 가지 이득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웨이브는 NBCU의 고품질 콘텐츠를 국내 고객에게 독점 제공해 OTT 경쟁력을 높인 바 있으며, NBCU의 ‘인텔리전스’, ‘코브라’ 등 최신 인기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이번 협력으로 한국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웨이브는 이번 파트너십이 ‘시장 확대→투자 수익 극대화→재투자→고품질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생태계 선순환 구조에서 가장 핵심인 ‘시장 확대’ 활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잠재 시청자 규모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이에 비례해 더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시도할 수 있어 국내 콘텐츠 생태계가 강화되리란 것이다.
또한, 웨이브도 NBCU를 통한 콘텐츠 수출 등을 고려해 올해 총 600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전 세계 트렌드를 반영키로 했다. 지난해 웨이브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 KBS ‘조선로코-녹두전’의 성공에 이어 현재 민규동 감독 등 국내 영화감독 8명과 공상과학(SF) 영화를 MBC와 함께 투자·제작 중이기도 하다.
도야마 쇼지 NBCU재팬 최고경영책임자는 “웨이브와 협력해 각 회사의 사업 성장을 촉진하고, 서로의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며,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