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3사간의 갈등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KBS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SBS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MBC도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SBS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조대현 KBS 부사장은 서울 여의도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남아공월드컵 중계권 협상과정에서 추상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워 중계권 협상을 지연시켰다”며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도외시하고 상업적 이익만 추구하는 SBS의 불법행위 과정을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해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MBC도 KBS의 기자회견에 이어 13일 여의도 방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0남아공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해 SBS가 중계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민·형사상의 소송제기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조만간 변호인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는 3월 이후 SBS와 4차례 걸쳐 대면협상을 했고 계속적인 입장을 전달했으나 SBS가 추상적이고 모호한 요구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SBS는 추상적인 조건을 내세워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KBS와 MBC의 주장에 대해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타 방송사가 방송권료를 가격을 정확하게 산정할 의사가 없음을 반영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지상파방송 간의 갈등에 협상 권고로 소극적 자세를 취해온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직접적인 개입을 할 뜻을 나타내 주목을 끈다.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최시중 위원장은 방송사간의 협상이 안 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지 않나 라는 민주당 송훈석 의원의 물음에 “그럴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답했다.
또 최시중 위원장은 “14일 각사에 법적 소송과 중계권에 대한 공식견해 제출을 요청했다”며 “각사의 입장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지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든 방통위가 개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