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결국 역사 속으로…KT “서비스 9월 말 종료”

와이브로 결국 역사 속으로…KT “서비스 9월 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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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토종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WiBro)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KT는 오는 9월 30일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와이브로는 2000년대 초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개발한 토종 기술로, 이동 중에도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인터넷 기술이다. 와이브로가 처음 나왔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LTE 기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였고, 정부도 순수 국내 기술이라는 기대 속에서 국책 사업으로 와이브로를 지원했지만 뒤늦게 기술 개발이 이뤄진 LTE 기술이 와이브로에 비해 투자 금액 대비 효율이 높다고 밝혀지면서 너도나도 LTE 기술로 갈아탔다. 결국 4세대 이동통신 표준기술을 놓고 통신 사업자들이 LTE를 선택함에 따라 와이브로는 일종의 ‘사망선고’를 받게 됐다.

와이브로는 지난 2013년에도 퇴출 위기에 놓였지만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2.3GHz 대역에서 제공 중인 기존 와이브로 서비스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미할당된 2.5GHz 대역 40MHz 폭 주파수에 대해선 신규 사업자가 와이브로와 LTE-TDD(롱텀에볼루션 시분할)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출구 전략을 내놓아 일각에서는 ‘미래부가 실패한 기술인 와이브로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KT 와이브로 가입자는 5만 명 수준이다. KT는 2006년 4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국 82개 시도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LTE 시대로 넘어오면서 와이브로 이용자 수가 급감하자 와이브로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KT보다 와이브로 가입자 수가 더 적은 SK텔레콤도 와이브로 사업 종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9월 말까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계획이지만 9월 말 종료 승인이 난다고 하더라도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네트워크 종료는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들이 불편 없이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환 지원 프로그램과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와이브로 이용 고객은 추가 비용 부담 없이 LTE egg+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해지를 원하거나 LTE egg+로 전환할 경우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 모두 면제된다. 또 신규 LTE egg+ 단말 구매에 따른 고객 부담금도 보금형 단말 공시지원금 기준으로 24개월 약정 시 무료 제공되고, 와이브로 하이브리드 요금제를 이용 중이었던 고객들은 별도 단말 교체 없이 LTE egg+ 요금제로 전환된다.

KT 관계자는 “품질 유지와 이용자 편익 제공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돼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며 “계획대로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가 이뤄질 경우 5G로 진화해 나가는 글로벌 통신 환경에 더 적극 대응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