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중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상파방송의 TV채널 음량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항상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중계 경쟁시기가 되면 방송사들은 시청자가 TV볼륨을 일정하게 놓고 채널을 돌렸을 때 자사의 소리 크기가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도록 서로 음량 레벨을 올리는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
방송사의 음량 경쟁의 이유는 TV채널을 돌렸을 때 소리가 경쟁사보다 작으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논리가 원인이다. 그러다 보니 음질을 위한 경쟁보다 음량 크기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어 시청자들은 같은 채널이라도 프로그램간 음량 차이가 크거나 채널을 돌렸을 때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는 채널과 음량 차이가 커서 그 때마다 볼륨을 키우거나 줄여야 하는 불편을 자주 겪고 있다. 방송사에서 큰 음량을 전달하기 위해 제작단계에서 레벨을 올리면 큰 소리에서 찌그러짐이 발생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음의 균형이 파괴되기 쉽다. 반면에 송신단에서 음량을 키우기 위해 과도하게 송신오디오 레벨을 올리다 보면 과변조가 걸리거나 규정된 FM 주파수편이(Deviation)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FM변조를 사용하고 있는 아날로그TV 오디오의 Deviation 범위는 25KHz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FM Radio의 경우는 Deviation 범위를 75KHz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전파법규에서 규정치를 두고 있는 것은 과도한 주파수 편이가 발생하면 오디오가 비디오 재생에 영향을 주거나 인접 채널에 간섭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소스를 가지고 여러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는 빅 스포츠중계의 경우 서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송신단에서 오디오 레벨을 키우다 보면 종종 이 규정치를 위반하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방송의 경우는 FM변조가 아니므로 이러한 변조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채널을 돌릴 때마다 서로 다른 음량 크기의 변화가 시청자에게 불편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2006년 독일월드컵 방송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은 디지털TV에서 5.1채널로 방송되고 있다. 5.1채널오디오는 좌, 우,센터, 서브우퍼 및 리어용 좌, 우 스피커 등 많은 스피커에 정확한 음질을 전달하기 위해 매우 정교한 제작과 균형이 중요한데 타 방송사보다 크게 들리게 과도한 레벨 조작을 하거나 스테레오 위주의 제작을 하다 보니 5.1채널 본연의 소리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오디오 마니아들은 불평하고 있다.
과연 소리의 크기가 크면 시청률이 오른다는 논리는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 방송엔지니어들은 회사 상부의 과도한 명령에 의해 전파법을 어겨가면서 시청률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주조정실과 송신소 엔지니어들은 음질을 추구하기 보다는 음량 크기에 온갖 신경을 쓰게 되고, 이러한 경쟁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중계 때마다 매번 반복되고 있어 업무상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제는 프로그램과 매체간의 균형 있고 안정된 양질의 오디오 전달을 위해 방송사간 책임 있는 노력과 협약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음량 경쟁은 이제는 그만하고, 음질 경쟁으로 이어져야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