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미디어, 미디어 모노폴리

오직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미디어, 미디어 모노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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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미디어, 미디어 모노폴리



1996년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통신법을 제정하여 언론사 소유의 문을 활짝 열었다. 몇몇 거대 미디어 기업들은 신문, 뉴스, 라디오, 텔레비전, 잡지 등 모든 미디어를 장악하며 그들의 권력을 확장시켰다. 그 결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50여 개에 달했던 영향력 있는 큰 규모의 미디어 기업이 겨우 5대 기업 -타임워너, 디즈니, 뉴스코퍼레이션, 비아콤, 베텔스만- 으로 축소됐다.


퓰리처상 수상작가이며 미국 언론학계에서 가장 통찰력 있는 비판자로 평가받는 벤 H. 바그디키언의 명저 <미디어 모노폴리 The New Media Monopoly>는 미디어업계의 독점상황을 해부함으로써, 거대기업의 미디어 독점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한다. 

 

오직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미디어 – 편향적인 보도, 인력감축, 여론왜곡 불러오다


미국의 5대 미디어 기업은 겉보기엔 경쟁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하나의 독과점 체제로 뭉쳐 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 신문사와 방송국의 인력을 감축하고, 줄어든 인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문사에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다양한 미디어 채널에서 나오는 뉴스는 계속 반복될 뿐이다. 대중은 다양한 정보를 소비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기업의 이익을 위한 여론 왜곡과 기사 왜곡이 빈번해진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전보다 더 적은 수의 미디어 소유자들에 의해 조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미디어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대중매체가 역동적으로 얽혀 있는 정치경제를 규제할 법률과 규율의 재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향과 제도는 이미 상당 부분 한국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최진봉 재미언론학자는 “왜 한국 언론이 미국의 실패한 신문 방송 겸업과 독과점 모델을 따라 하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문한다.


이 책은 미디어 관련 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우리 사회에 냉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영성이 사라진 미국의 미디어 시장을 보면서 그대로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