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단체가 지난달 28일 오후 6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전국언론노동조합 OBS 희망조합(이하 OBS 노조)을 지지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오전 11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에 위치한 OBS 사옥 앞 희망광장에서 OBS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5년째 동결된 임금의 소폭 인상, 법적수당 문제의 해결과 경력직 호봉 산정의 정상화 그리고 보도‧제작국장 임명동의제 등 공정보도를 위한 제도 마련은 당연한 요구”라며 “계속되는 인력 누출과 근로조건의 악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7년 창사 이래 5년간 임금이 동결된 OBS 노조는 실질적 임금 인상과 법정 수당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해 왔지만 사측은 적자 경영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태다.
전면 파업에 앞서 OBS 노조는 바로 전날까지 당초 주장했던 임금 인상안을 대폭 낮추고 사측과 막판 교섭을 벌였지만 사측이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언론연대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사측은 경영정상화 후 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면서 “구조적 개선책 마련은 제쳐두고 경영상의 어려움을 내세워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 즉 책임은 다하지 않고 희생만 요구하는 태도로는 구성원의 좌절감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이어 “OBS가 부여받은 정체성이 ‘공익적 민영방송’임을 사측이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희망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은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OBS가 지난 5년간 수도권 지상파 방송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들의 역량과 희생 때문이었다”면서 사측이 조합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OBS의 앞날이 밝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이희완 민언련 사무총장은 “OBS의 파업이 새 정부 들어 첫 파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뒤 “나중에 OBS 노조가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첫 걸음을 떼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주 OBS 노조 위원장은 “시청자들에겐 죄송하지만 지난 5년 동안 OBS 내부의 문제는 곪을대로 곪아왔기 때문에 터뜨려야 한다”면서 “파괴가 아닌 창조를 위한 투쟁을 통해 5년 전 약속했던 제대로 된 방송으로 돌아오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OBS 노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법정 수당을 중심으로 한 실무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