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정부 예산안, 정권 말 들으라는 협박” ...

언론노조, “정부 예산안, 정권 말 들으라는 협박”
KBS 대외방송 지원, EBS 프로그램 제작 지원 등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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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미디어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재정으로 언론을 굴복하게 하려는 정권의 만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9월 1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 성격을 갖는 방송사와 미디어 지원 정책의 ‘목숨 줄’을 쥐고 흔들어 언론을 정권에게 굴복하게 만들려는 수작”이라고 규탄했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100% 보조율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던 KBS의 대외방송 송출과 프로그램 지원 예산 약 123억 원, EBS의 프로그램 제작 지원 예산 39억 원은 전액 삭감됐다.

연합뉴스가 받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지원금은 지난해 278억 원에서 80% 이상이 줄어든 50억 원대이며, 아리랑국제방송은 43%가 줄어든 134억 원대 예산을 편성 받았다. 국악방송도 10% 이상 예산이 줄었으며, 40억 원대 예산으로 운영해 온 YTN 사이언스도 예산이 전액 삭감될 위기이다. 방통위의 공동체 라디오 지원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언론노조는 이러한 예산 삭감에 대해 “정권의 말을 듣지 않으면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는 협박”이라며 “예산을 빌미로 자행되는 저열한 정치 공작에, 우리 사회의 공적 미디어 기구들은 비가역적인 타격을 입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반 남은 정권이 근거 없는 예산 삭감으로 헤집어 놓기엔 공영방송을 비롯한 공공적 미디어 기구들이 한국 민주주의와 시민 권익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다”면서 “윤석열 정권은 근거 없는 예산 삭감을 당장 철회하고, 공적 미디어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새기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