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3일 새벽(한국시각) 관심을 불러 모았던 아이패드2를 공개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투병 중에도 발표장에 깜짝 등장해 "이 제품을 애써 만들었는데 이 자리에 불참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아이패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전 제품과 비교해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살펴보면 아이패드2에는 듀얼코어 CPU인 A5칩이 탑재됐다. 이전보다 그래픽 성능이 9배나 빨라지는 등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개선됐다는 게 애플 쪽의 설명이다.
더 얇아지고 가벼워졌다. 9.7인치 화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두께는 13.4mm에서 8.8mm로 얇아졌다. 무게 때문에 휴대가 불편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680g에서 580g 정도로 경량화했다. 배터리는 한번 충전으로 1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색상은 검정과 흰색 2가지다.
▲ 애플社가 3월 3일 발표한 아이패드2 |
전작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HDMI 단자의 적용과 아이폰4와 아이팟터치에 적용했던 전면과 후면부의 카메라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에서도 애플의 화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아이패드에 구현되는 콘텐츠를 TV와 같은 외부 영상기기로 출력하는 게 가능해졌다.
애플은 이날 개선된 OS(운영체제)도 발표했다. 잡스는 iOS 버전이 4.3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인터넷 검색과 동영상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 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아이패드2가 공개되자 개선 사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일부에서는 그 동안의 전망에서 벗어나지 않는 새로울 게 없는 제품이라는 엇갈린 평도 나왔다.
두 평가 모두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잡스의 설명대로 "더 빨라지고, 더 가벼워지고, 더 얇아진 놀라운 제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이패드2에 적용된 기술들이 이미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등에 구현됐던 것들이기 때문에 뭔가 혁신적인 것을 기대했던 대중들의 심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도 "2011년은 확실히 아이패드2의 해가 될 것"이라는 잡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2에 적용된 기술이 새로울 것은 없지만 사용자들이 전작에서 아쉽게 느꼈던 기능들을 충실하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이패드2는 새로운 제품이라기보다 베타테스트를 거쳐 아이패드를 최적화 시킨 정식 출시 제품처럼 느껴지는 측면도 있지만 이제서야 아이패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구매력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아이패드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가 팔리며 태블릿PC 시대를 열었다.
애플은 또, 이번에도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공을 들이는 걸 잊지 않았다. 애플은 이날 아이패드2와 함께 아이패드용 아이무비와 거라지 밴드 앱을 공개했다. 애플의 광고 전략처럼 애플의 IT기기들은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화상통화를 하고, 촬영하고, 동영상을 편집하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일상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편리하고 쉬운 도구라는 철학이 아이패드2에서도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잡스가 올해를 아이패드2의 해로 꼽으면서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애플의 DNA다.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해야 한다. PC보다 사용이 쉽고 직관적이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하드웨어적인 기능 개선에만 매달리는 IT업체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아이패드2는 11일 미국에서 발매된 뒤 25일 26개국에서 동시 발매될 예정이다. 한국은 추가 발매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파인증을 거쳐 오는 4월 말 SKT와 KT에서 발매될 것으로 전망된다.